경기 광주 수도사서

▲ 수도사 법당 뒤쪽에 세워진 송전탑.
▲ 수도사 주지 청호 스님.

사찰법당에 인접한 고압선으로 인해 법당 기와가 떨어지고, 주지스님의 건강이 악화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 사례가 조계종에 처음으로 접수됐다.

경기도 광주 수도사 주지 청호 스님은 7월 15일 템플스테이종합정보센터 3층 문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당과 가까운 765㎸ 고압선에서 나오는 소음과 전자파 등으로 수행환경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호 스님에 따르면 송전탑은 사찰과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송전선은 법당 뒤쪽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법당 기와 일부가 떨어지고, 스님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더불어 수도사 신도들도 신행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전탑은 2008년 한국전력공사가 건설했으며, 청호 스님은 2010년경부터 송전선 소음을 듣기 시작했다. 스님은 지난 6월 22일자로 한전 성남지사에 수행환경 침해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 직접적인 피해를 밝혔으나 아직까지 회신은 받지 못했다. 게다가 마을주민들은 전기세 감면과 마을발전기금법 등을 통해 이미 보상을 받아 수도사의 주장에 힘을 보태지 않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사찰에서 8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오산-광주고속도로’ 공사가 예정돼 있다.

청호 스님은 “2008년 송전탑 공사 당시에도 반대했으나 한전 측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행환경에 피해가 발생하고, 두통 등에 시달리면서 심각성을 느꼈다”면서 “관계당국의 성의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765㎸ 고압선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성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가 주장한 바 있다. 대책위는 201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발표를 인용해 “고압송전로 전자파가 인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사회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수도사와 같은 피해가 발생한 사찰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 송전선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법당 기와가 흘러내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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