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수련회와 템플스테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7·8월이 되면 전국 주요 사찰에서는 연령대별로 눈높이 수련회와 특색 있는 템플스테이를 개최한다. 시즌을 앞두고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가 창궐, 국민들이 불안에 떨었지만, 다행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다.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불자라면 서둘러 원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을 신청, 의미 있는 휴가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천태종 단양 구인사의 경우, 7·8월에는 종단의 신행단체별 수련회가 줄을 잇는다. 불교교양대학인 금강불교대학 수련법회를 비롯해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전국청년회, 유치원교사, 천태학생회, 교원불자들의 수련법회가 두 달간 주말마다 펼쳐진다. 또 7월 31일부터 2박3일간은 ‘내려놓은 마음길’이란 주제로 템플스테이가 열리고, 이달부터 독경정진 프로그램 ‘백련화개’도 개설돼 매월 1회 1박2일간 운영된다니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전문가들은 사찰수련회와 템플스테이가 21세기 한국 관광패러다임에 부합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인지 최근 문화재청은 ‘템플스테이’, ‘한옥스테이’의 성공사례를 모방해 ‘궁궐스테이’ 추진 의사를 조심스레 내비쳤다. 국민 동의와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통과된다면 창덕궁 내 낙선재 권역 일부 건물을 개조해 외국인 대상 숙박시설로 운영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찰 외에 한옥이 됐든 궁궐이 됐든, 채우기 위해 급급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비움 또는 놓아버림을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분명 템플스테이에 깃든 불교적 의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올 여름, 한 박자 쉬는 머무름(스테이)이 국민들의 지치고, 상처 난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 생활에 활력을 불러 넣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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