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립 동국대학교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이 일부 학생들의 반대 속에 지난 11일 취임했다. ‘총장 선출과정에 조계종단의 외압이 있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시작된 동국대 사태는 ‘논문 표절’ 문제, ‘문화재 절도’ 문제로 확대되면서 지난 5개월 간 동국대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 늦었지만 일면 스님과 보광 스님은 지금이라도 해법 모색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일면 스님과 보광 스님은 취임사에서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나아갈 때 학교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취임을 반대하는 학생들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았다. 당시 식장 밖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던 대학원과 학부 총학생회 회원 20여 명을 두 스님은 끝내 외면했고, 한 발 더 나아가 동국대 법인사무처장 종민 스님은 이날 오후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에 출석해 ‘학생들을 향한 강경대응’ 발언을 해 갈등을 부추겼다. 총장 선임 직후 단행된 교원 보직인사도 실망스러웠다. 보광 스님을 지지한 교수·교직원에 대한 보은성 인사 역시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어떤 갈등이든 해결을 위해선 누군가의 양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우월적 위치에 있는 쪽이 먼저 손을 내민다. 동국대도 새 운영진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동국대 새 운영진과 학생 대표들은 상대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의 해법을 모색해보기 바란다.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린다면 모두에게 손해만 남게 된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이 작지 않은 만큼 해법 모색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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