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에 대한 불교계의 관심은 이웃종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날이 갈수록 보다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성소수자 초청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노동위가 이날 법회를 주관하게 된 배경엔 ‘모든 존재는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실제로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싸늘하다 못해 오히려 폭력과 혐오가 더 짙다. 그만큼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사회의 배척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록 부분적이긴 하지만 성소수자를 초청해 그들의 인격과 인권을 차별로부터 감싸주려는 배려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차별은 불교의 포용과 섭수정신에 거스르는 행위다. 부처님은 모든 생명있는 존재는 어떠한 이유와 명분으로도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더욱이 혐오와 폭력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라면 반불교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인식개선과 사회적 포용은 아주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초기불전에 의하면 사람의 성(性)은 삶을 윤회하는 동안 바뀔 수 있으며, 한 생애를 살아가는 동안에도 바뀔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성전환과 동성애(同性愛)를 불교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일러주는 대목이다. 실질적으로 부처님 재세 당시 여성의 성징(性徵)을 가진 비구와 남성의 성징을 가진 비구니가 있었던 사실을 율장은 전하고 있다. 이때도 부처님은 두 경우 모두를 인정하셨다. 그들의 아픔을 속 깊이 헤아리면서 차별을 주지 않으려는 부처님의 배려였다. 성소수자에 대한 교계의 각별한 관심과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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