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5월 14일 불기2559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봉축사를 발표했다.

<봉 축 사>

 

불자와 국민 여러분!

온 세상에 환희와 축복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만생명이 눈을 뜨니 오늘은 좋은 날,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아침 햇살에 어둠이 물러가듯 일체의 고난과 번뇌가 사리지고 행복의 기운 가득 찼으니, 여기는 복된 곳 불국정토입니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우리의 근본 자리가 불성의 자리요, 우리 삶의 터전이 불국정토임을 알려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하나의 진리를 팔만 사천의 법문으로 열어 보이셨으니, 우리는 하루 속히 무명을 깨우쳐 깨달음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중생심을 벗어 던지지 못하여, 불타는 집안에서 중생놀음에 빠져 있습니다. 아버지를 만났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하고, 주머니 속 보배구슬을 알지 못하며, 병고를 씻어줄 약을 주어도 먹지 않고, 목이 말라도 우물을 파지 않습니다.

만물의 영장을 자부하는 인간 세상에 단 하루도 전쟁과 테러와 살상의 폭력이 그치지 않고, 단 한 순간도 거짓과 탐욕의 그림자가 지워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폭력은 폭력을 불러오고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불러오건만, 폭력과 욕망의 수레에서 내려올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혜의 수레가 눈앞에 있어도 타지 않고, 칠보로 장엄된 자비의 수레를 주어도 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자신의 마음자리를 한 번 더 들여다봅시다. 한 번 더 들여다보면 지혜의 눈을 뜨고 광명의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불타는 집에서 빠져 나올 수 있고, 주머니 속 밝은 구슬을 꺼내 가난을 면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보면 이웃도 보입니다. 지금 네팔은 지진으로 인한 엄청난 재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재앙의 현장에 천의 손길과 천의 눈길이 필요합니다. ‘난타의 등불’을 켜는 마음으로 네팔 돕기에 동참해 아름다운 불보살의 길로 나아갑니다.

오늘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은, 해마다 돌아오는 부처님 오신 날이 아니고, 일생에 한 번 뿐인 부처님 오신 날, 우리 모두가 깨달음의 자리로 들어가는 그런 날이 되어야 합니다.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변춘광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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