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구 감소 불교 큰 타격
자질·수행력 갖춘 스님 줄어
출·재가 소수 정예화 해야 

한국갤럽에서는 1984년부터 최근까지 총 5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우리나라 종교인구의 수와 특성의 변화를 조사한 바 있다. 이 조사결과를 불교계의 변화와 관련하여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함의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종교인구는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2004년 조사결과 전체 국민의 약 54%가 종교 활동을 하는 인구로 조사됐으나 10년이 지난 2014년에는 50%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서구 선진국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볼 수 있었던 현상이다. 특히 여성들의 종교 활동 감소폭이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하여 여성들이 절대다수인 불교계는 이웃종교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불교인구의 감소세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는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부재, 다른 하나는 도심포교 활동 부진에서 기인한다. 이 문제를 보완하지 않으면 불교 인구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불교인구의 노령화 추세와 새로운 불자유입의 감소에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 무종교인들 중에서 불교에 관심을 갖고 신행활동을 시작하던 연령층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는 약 50세가 넘어야만 자발적으로 사찰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불교인구 비율은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각 종단과 사찰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넷째, 종교성의 약화,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감소,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증가는 종교인구 감소의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교계에서도 불자들의 신심이 퇴전하고, 사찰의 역할 감소와 불교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이 점차 냉담해지는 현상을 감지할 수 있다. 여기에 출가자 감소로 인하여 수행적 자질을 갖춘 스님의 수도 줄어들면서 이와 같은 사회적 인식이 더욱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갤럽의 종교의식 조사결과를 포교활동에 반영하려면 불교계의 각 종단과 사찰들이 환골탈태하려는 노력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종단 차원에서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질과 수행력을 갖춘 스님’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대중적 출가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단에서는 소수의 엘리트 출가자 확보를 위한 종책 개발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헌신적이고 유능한 각 분야별 재가지도자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재가불자 중에서 사찰에서 핵심적인 활동을 담당하는 우바새와 우바이를 양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과 수행이다.

향후 불교계가 종교적 신념체계를 뛰어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불교의 과학성과 철학성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부처님은 과학적 관찰은 사성제의 지혜로, 철학적 사유는 사념처 수행으로, 종교적 신념은 사불괴정으로, 그리고 깨달음의 체득은 사법인으로 이미 잘 설해놓으셨다. 우바새와 우바이 등과 같은 수준의 재가불자들은 이 가르침을 신행활동의 토대로 삼아야 하며, 그렇게 할 때 한국불교계가 미래로 나아갈 수 포교전략과 신행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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