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의 군종장교 진출을 국방부가 별다른 이유 없이 가로막고 나섰다. 국방부는 ‘조계종 이외 종단의 군내 진입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자격과 요건을 갖춘 종단은 군내 진입을 허용하라’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지난달 19일 군종장교운영심사위원회를 연 바 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천태종으로 보낸 공문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부결 결과만 통보했다.

이에 천태종은 “그간 군종장교 진입을 위해 노력해 온 천태종에 대해 지극히 무성의한 태도이며, 이날 심의위원회가 감사원의 감사에 의해 열린 만큼 납득이 갈 만한 이유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 국방부는 부결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라”며 10일 유감을 표명했다.

현재 군 법사 수급은 국방부가 요구하는 연 13~16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조계종에서 비구니 군 법사까지 파견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감소해 군 포교의 공백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천태종은 이미 오래전부터 군법사 진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10여 년 전 종립 금강대학교를 설립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의 노력이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제동을 건 셈이다.

국방부 군종정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이끌어낸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은 이번 결과를 전해 듣고 지난 5일 감사원에 재감사를 요청하는 청구서를 접수했다. 불교 군종활동이 지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뜻있는 불교 종단의 군법사 진출을 국방부가 가로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판단 때문이다. 천태종은 과거 53사단 신병교육대 호국흥국사 불사에 2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실제 군 포교에 들인 공이 적지 않다. 이런 포교에 대한 열정이 헛되게 해선 안 된다. 국방부에 대한 감사원의 철저한 재감사를 촉구한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