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스님이 숭례문을 국보 1호에서 해제하고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지정하자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혜문스님은 이를 위해 1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실제로 국보 1호라는 상징성은 간단히 받아들일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이전에도 국민들 사이엔 국보 1호로 지정된 숭례문에 불만을 나타내며 역사적 깊이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문화재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숭례문은 일제강점기였던 1934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국보 1호로 지정됐다. 이에 대해 혹자들은 숭례문이 임진왜란 당시 가등청정이 입성한 의미를 담아 국보 1호로 지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숭례문이 2008년 방화사건으로 불에 타버렸다. 국민의 관심 속에 다시 복구됐지만 부실공사 논란을 불렀다. 국민들의 실망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보 1호 교체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지정된 국보 1호를 바꾸자는 국민의 여론에 공감한다. 그러나 특정 개인과 특정 단체의 목소리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2005년 당시에도 국보 1호 교체 움직임이 있었다. 그때는 국민 여론이 아니라 문화재청에 내려진 감사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조선일보가 사설을 통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노무현 추종세력 간 정치적 음모가 숨어있다는 게 조선일보의 입장이었다.

지금은 2005년 상황과 다르다. 문화재 정책과 관련해 충분히 국민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숭례문의 국보 1호 해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학계, 종교계, 언론계, 일반시민 등의 의견을 고루 들을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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