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국정감사를 치르느라 관계부처 및 정부 주요인사들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정감사장엔 서로의 입장을 견지하다 보니 뜨거운 언쟁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와 국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언쟁이라면 누구나 환영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소모적인 언쟁으로 그치고 만다면 실망은 더 클 것이라 예상됩니다.

불자님들은 남들과 대화할 때 어떻게 하시는지요? 내 의견과 주장만 앞세우진 않으시겠지요. 불자라면 꼭 지녀야 할 가장 훌륭한 대화법은 절대로 화를 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고 상대방이 자기 주장만 고집스럽게 한다고 해서 나도 감정적으로 대하면 대화를 슬기롭게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화할 때 결코 화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심지어 상대가 어처구니 없는 욕을 해올지언정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셨습니다. 경전에 나오는 우바이 다난자야니와의 일화는 부처님의 대화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실하게 보여줍니다.

다난자야니는 누가 자기 몸에 손을 대거나 재채기를 할 때, 또 크게 놀랐을 때도 숨을 몰아쉬면서 꼭 외우는 말이 있었습니다. “존귀하신 성자이시며, 아라한이신 부처님을 믿고 의지합니다.”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이 친구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그런데 아내 다난자야니가 음식을 대접하는 과정에서 자주 넘어졌습니다. 그러면서 넘어질 때마다 “부처님을 믿고 의지합니다”를 외우자 몹시 화가 났습니다. 남편은 다난자야니에게 “나는 네가 존경한다는 석가족 왕자를 찾아 가 욕을 퍼부어 주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부처님이 계시는 기원정사로 갔습니다.

그는 부처님께 인사도 올리지 않고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부처님께 물었습니다.

“인간은 무엇을 부수어야 초연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겠소? 또 인간은 무엇을 버려야만 슬픔이 없겠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화내는 마음을 파괴하도록 하시오. 그러면 초연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으리라. 화내는 마음을 버리도록 하시오. 그러면 더 이상의 슬픔이 없으리라.”

그는 이후 계속 이어지는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감격해 출가를 결심하고 마침내 스님이 되었습니다. 스님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아라한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그 뒤 그의 동생이 형의 집에 갔다가 스님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불같이 화를 내었습니다. 그의 동생은 형제 중에서도 가장 욕을 잘 하고 화를 잘 내며, 사나운 성격을 가졌습니다. 그는 부처님을 찾아 가 마구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부처님은 그의 욕설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물으셨습니다.

“그대여, 만일 그대에게 찾아 온 손님이 있어 음식을 대접하였는데, 손님이 음식을 손도 대지 않고 되돌아 갔다면 그 음식은 누구의 것이 되겠소?”

“그야 내 것이 되겠지요.”

“바로 그러하나니, 그와 같이 나는 그대의 욕설을 한 마디도 받아들이지 않았소. 그대가 한 욕은 이제 그대에게 되돌아갔소.”

부처님의 말씀에 그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부처님께 감화돼 자기의 잘못을 참회하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길 청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수행자들이여, 부처님이 일체 중생의 의지처가 될 수 있는 것은 잘 참고 견디는 힘이 있기 때문이며, 악업을 짓지 않았기 때문이며, 부처님에게 대하여 오는 사람을 나쁘게 상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그대들은 꾸짖음과 욕설과 결박과 매질을 착한 마음과 용서로 견디고 버티어라. 인욕의 힘 강하기가 잘 무장된 병사와 같으니, 부처님은 그를 일러 성스러운 사람이라 하느니라.” 〈법구경〉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우리들은 정제되고 절제된 말을 늘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경전마다 이르길 ‘구업은 몸을 찍는 도끼이며 몸을 베는 칼날’이라고 했습니다.

〈대방등대집경〉에서는 말에 대해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거짓말을 버리고 지극히 성실하고 속이지 않으며 남을 놀리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이간하는 말을 버리고 비록 이 사람의 말을 들었더라도 저 사람에게 전하지 않고 또 저 사람의 말을 들었더라도 이 사람에게 전하지 않는다./갈라 서려는 이가 있으면 잘 화합시켜 서로 친하게 하고 공경하게 한다. 하는 말이 온화하고 순하며 또 때를 아니 이것을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또 악한 말을 버린다. 하는 말이 거칠고 사나우며 남 괴롭히기를 좋아하면 다른 이의 분노를 일으키게 되므로 그런 말을 버린다./그 말이 부드럽고 유연하며 원망을 사거나 해를 입히지 않고 남에게 이익됨이 많으면 모든 사람이 공경하고 사랑하며 그 말 듣기를 좋아할 것이니 이것을 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설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이 가르침을 곰곰 되새겨 보길 바랍니다. 맹렬한 불은 세간의 재물을 태울 뿐이지만 입의 화는 성스런 재물을 태웁니다. 그러므로 구업은 만 가지 재앙을 부른다 했습니다. 진짜 대화 잘하는 법을 불전에서 배워 보시기를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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