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공 스님의 법맥을 이은 대선사 송담 스님이 조계종을 탈종했다. 뒤이어 송담 스님이 몸담고 있는 (재)법보선원 임원진도 14일 긴급이사회를 갖고 동반 탈종을 결의하고 15일 교계 언론에 탈종공고문을 게재했다. 송담 스님 문도 30여 명도 곧 탈종할 것이라고 한다. 법보선원 이사진 탈종공고가 언론에 게재되던 날 조계종 초심호계원은 <법인관리법>에 반발해 제적원을 낸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에 대해 멸빈의 징계를 내렸다. 화합공동체를 지향하는 승가에서 분쟁의 신호탄이 쏘아진 것이다. 여기에 창원 성주사도 주지 임명과 관련해 제기된 소송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분쟁과 갈등의 화약고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조계종 집행부의 처신이 매우 안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송담 스님의 탈종을 문중 내부의 일로 국한시키려는 한심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송담 스님은 만공 스님의 법을 이은 판치생모(板齒生毛)의 화두로 이름을 날린 전강선사의 제자다. 현하 승가에서는 ‘남진제 북송담’으로 부를 만큼 송담 스님을 종정에 비견한 대선사로 인식하고 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송담 스님의 조카상좌에 해당한다. 이런 송담 스님이 “조계종은 희망이 없다”며 탈종을 공식화했다. 매우 심각한 사안인 것이다.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선원수좌회 원로들까지 나섰다. 그런데 종단 집행부에서는 송담 스님의 이번 탈종을 단지 용주사 주지 선출 등 문중 내 안배에서 소외돼 일으킨 헤프닝으로 인식하고 있으니 심히 우려스럽다. 이러한 상황인식으로는 종단 내 야기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을 극복해 낼 수 없다. 법인관리법 등 제반사항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지혜롭게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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