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재가불자 1,000여 명이 구인사에서 한 달간의 하안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전국 천태종 사찰에서 동참하는 불자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난다. 매년 여름과 겨울 한 달간 안거를 실시, 어느덧 제107회를 맞은 이번 하안거 동참 불자들은 오는 30일까지 주경야선을 실천하며 용맹정진을 하게 된다. 세월호 참사, 군부대 총기사고 등으로 웃음을 잃어버린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작은 울림이라 하겠다.

지난달 31일 구인사 광명전에서 열린 하안거 결제식에서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듯 안거에 임하는 마음도 각자 다를 것이다. 하지만 간절함과 지극함은 반드시 마음 깊이 새겨야 한다”면서 “이번 안거를 통해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영가들과 그 가족, 온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지도록 용맹정진 해 달라”는 말로 결제사를 했다. 국민들이 짓누르던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먼저 시름을 떨쳐내고, 국민의 화합을 위해 천태불자들이 앞장서자는 당부라 하겠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1년 전 실시한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불자 10명 중에 7명은 실천하고 있는 수행(기도)법이 없었다. 유일신을 따르는 개신교나 가톨릭 신자들에 비해서도 적은 수치였다. 최근 우리 사회는 용기와 희망을 이야기하기보다 고통과 절망에 빠져 있다. 이런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화합해야 하고,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 바로 수행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로 알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 위한 불자들의 뜨거운 구도열이야 말로 현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할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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