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대구지역 대표로 육법공양

1998년 창립, 초·중·고급반 나눠 수업
손님맞이 차 공양 등 사찰 대소사 책임져

▲ 대성사 다도회원들이 2008년 대구 지역 행사에 참가해 육법공양을 올리고 있다.

스스로를 태워 우주법계를 맑게 정화시키는 향, 밝은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는 등, 거친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고 아름다운 봉우리를 피워낸 꽃, 거센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으로 단단하게 여민 과실,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달래주는 차, 봄부터 묵묵히 정진해 벼에서 자라나온 쌀.

그 모습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추구하는 불자(佛子)들의 6가지 실천덕목,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와 닮아있다. 생사의 고해를 건너 피안에 이르기 위해 닦아야 할 6가지 바라밀이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사람들 사이를 사뿐히 걷는다. 조심스러운 손놀림, 머리 위로 높이 올린 공양물, 차분한 발걸음이 조화를 이루며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명씩 손에 고이 받쳐 든 향, 등, 꽃, 과일, 차, 쌀을 부처님 전에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부처님과 같은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서원하며, 부처님 마음을 닮은 6가지 공양물을 올리는 육법공양(六法供養)이다.

7월 2일 정기법회가 시작되기 20분 전, 대구 대성사 법당에서는 법회에 앞서 육법공양이 진행됐다. 10여 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다도반 회원들의 많은 준비와 정성이 깃든 의식이다.

의식에 참여하는 다도회원들은 3일 전부터,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육식도 금하며 몸과 마음을 맑고 정갈히 가꾸기 위해 노력한다. 또 법회 당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공양 올릴 향긋한 과일과 싱싱한 꽃을 사기 위해 새벽장터에 들러야 하기 때문이다.

2일 아침, 분홍 장미, 보랏빛 국화, 연노란 달리아, 초록빛깔 편백나무 등 울긋불긋 자연의 빛깔을 머금은 꽃들이 꽃꽂이에 재능 있는 다도회원의 솜씨로 예쁘게 꾸며졌다. 깨끗이 씻은 과일도 공양 그릇에 가지런히 담겼다.

의식을 여법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을 끓여 정성껏 차를 우려내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움직임 하나하나를 관찰해야 한다. 평소 수업을 통해 갈고 닦은 다도 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사찰의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인 육법공양은 사찰 다도반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이기도 하다.

어머니 법회를 하며 육법공양을 시작하게 됐다는 우선희 다도회원은 “육법공양을 올리면 신심도 더 생기는 것 같고,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순화 다도회원은 “육법공양을 올릴 때 머릿속에 잡념이 생기면 순서가 엉키고 실수를 하게 된다. 내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며, 깨어 있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도반은 1998년, 당시 주지 스님이던 용암 스님의 권유로 창립된 이래 육법공양을 비롯해 손님맞이 차 공양, 천태차문화대회 등 사찰의 크고 작은 대소사를 책임져 왔다. 또 대구 지역 사찰을 대표해 두류공원에서 부처님오신날 기념 육법공양을 올리고, 성도절 기념행사에 참여하는 등 지역행사에도 적극적이다.

현재는 장여옥 다도사범과 이복순 다도회장의 지도로 20명의 다도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수업은 초ㆍ중ㆍ고급반으로 나눠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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