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성도지인 부다가야에 위치한 마하보디사원에서 한국 기독교인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는 등 일명 ‘땅밟기’를 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에서 발생해 국제적 망신을 피하기도 어렵게 됐다.

‘땅밟기’는 ‘무릇 너의 발바닥으로 밟는 곳을 내가 너에게 주겠다’는 구약성서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일부 선교단체에서 오래 전부터 행해온 공격적 선교방식의 하나다. 서너 해 전 일부 몰지각한 기독교인들이 강남 봉은사를 비롯한 유수의 국내 사찰에서 자행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인도 불교성지까지 찾아가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이다.

이번 사건은 수행 차 이곳에 머물고 있던 한 비구니 스님이 불교계 언론에 제보해 알려졌다. 이들은 제지하는 스님에게 “하나님만이 오직 구원” 등의 말을 내뱉으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고 한다. 그래놓고 “한국에 알리겠다”는 말에 황급히 자리를 떴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한, 몰상식한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이런 행동을 했던 셈이다. 올바른 종교를 신앙하는 건전한 종교인의 행태로는 결코 볼 수 없다.

종교는 세상을 맑고 아름답게 만드는 자양분이다. 만약 사회 규범에서 벗어나는 삶을 가르치고,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려는 종교가 있다면 사이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맹목적 배타주의도 종교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종교적 신념’이라 포장해도 맹목적 배타주의는 종교 갈등을 유발하게 되고, 나아가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무릇 종교인이라면 ‘동체대비’나 ‘자타불이’를 실천하진 못했더라도 최소한 ‘역지사지’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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