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도덕(윤리)교과서 15종에 나타난 불교 서술체재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학술연찬회가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광연구원과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공동 주최로 개최됐다. 이번 연찬회는 현직 초중고 불자교사들이 직접 발제자로 나서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남달랐다. 무엇보다 발제자들은 도덕(윤리)교과서 집필에 있어서 불교전공자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교과서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문제점과 부정적 인식 등은 집필진들이 대체로 서양의 도덕교육을 전공한 사람들이거나 동양의 경우 유교나 성리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실제로 초중고 도덕(윤리)교과서는 불교를 서술할 때 서양의 종교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불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저해하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보니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때로는 철학사상으로 그치고 있고 또 도덕적 수준의 가르침에 머물기도 한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초중고 교사들의 발제내용을 적극 수용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역시 불교 윤리학자 및 불교 전공자가 집필진으로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불교계가 정당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불교계는 초중고 교과서에 불교가 잘못 서술된 경우가 부지기수였음에도 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학교 교육에 불교적 영향을 키워야 함에도 남의 일인 양 간과해 왔던 게 저간의 실정이다. 교계는 이러한 안일했던 자세를 벗어야 한다.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교과서 속의 불교를 바로 잡기 위한 교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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