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법당 출발해 30여 년 불사 거듭, 지화·법고무 등 전통문화 교육도량 발돋움

지회 없어 이웃 천안지회서 기도, 81년 설립
구부러진 못 펴 재사용하는 등 불사금 아껴

▲ 1992년 3월 28일 봉행된 관음전 낙성식에서 내빈들이 낙성 기념 테이프를 절단하고 있다.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라는 말이 있다.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마침내 큰 바다를 이루듯, 시작은 초라하더라도 꾸준히 해 나가면 결국은 큰 일을 해 낼 수 있다.

비록 몇 명이 모여 시작했지만,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많은 이들의 귀의처가 된 사찰을 흔히 찾을 수 있다. 경기도 송탄 송덕사의 경우도 그렇다. 현 송덕사의 시작은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송탄지역 천태종도인 최영자ㆍ최영집ㆍ우춘식 불자 등은 총 본산 구인사에서 4박 5일 기도 정진을 하며 신심을 다졌다. 하지만 송탄에 지회가 없어 천안지회에서 법회를 보며 정진해야만 했다.

이듬해인 1979년 4월 평택군 안정리(安井里)에 약 23명의 불자들이 모여 수행정진을 했는데, 이것이 평택지회의 시초가 됐다. 종단의 허락을 얻어 3개월 뒤인 7월 7일 평택시내에 지회를 설립하고 이전 법회를 봉행하면서 도량 건립의 원력을 세웠다.

1981년 1월에는 송탄지역 불자 30여명이 송탄시 지산동의 최영자 불자 자택에서 기도정진을 하며 본격적인 신행활동을 시작했다. 최영자 불자는 몇 달 뒤 초대 송탄지회 분회장을 맡아 포교에 매진했다. 이후 1982년 지산동 824번지 내 건물 2층 사무실 47평을 임대해 엄원섭 지회장을 중심으로 약 40명의 불자들이 모여 창립법회를 봉행했다. 하지만 건물주가 공간을 비워 달라고 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5~6대 송탄지회 신도회장을 지낸 홍석곤(84) 송덕사 고문은 “1986년에 주지 스님이 처음으로 부임하셨는데, 그 이전에는 신도들이 모여 법회를 봤다”며 “돈이 없어 힘들었지만 신도들의 열의는 대단했다. 그 때는 토요일에 법회를 봤는데, 집전을 할 사람이 없어 목탁을 하나 사서 직장에서 틈나는대로 연습해 법회 때 집전을 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좌동에 있을 때 건물주가 공간을 비워달라고 했다. 천막을 치고 기도할 공간이 없어 막막하기만 했었다. 마침 현 송덕사 자리에 절이 하나 있었는데, 판다고 해서 매입을 했다. 그런데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걸 모르고 사서 돈을 이중으로 부담해야 했다. 아픔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송탄시 독곡동 산 53-1번지(현위치) 대지 270평과 건물 40평 매입 비용은 불자들이 각자 돼지저금통에 모아 마련했을 정도로 도량 건립에 대한 신도들의 원력은 대단했다. 부지 매입 후 송탄지역 불자들은 사찰명을 받기 위해 당시 종정이셨던 대충대종사를 친견했다. 홍석곤 고문은 “신도들은 ‘송탄사’, ‘송덕사’ 두 개의 이름을 들고 갔는데, 큰스님(대충대종사)께서 ‘송덕사’로 정해주셨다”며 “나중에 불사를 하고 난 뒤 큰스님께서 오셔서 ‘불사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송덕사는 1985년 5월 4일 당시 총무원장 운덕 스님이 참석한 가운데 40여평 건물 법당에 관음존상을 봉안하는 봉불식을 봉행했다. 이듬해 첫 주지 용구 스님이 임명을 받았다. 이후 인근 부지를 매입해 도량을 넓혔다. 송덕사는 1990년 덕궁 스님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사찰 건립 기공식을 봉행하는 등 본격적인 사찰 건립 불사를 시작했다.

2년여 간의 불사를 마치고 1992년 3월 28일 송덕사의 법당인 관음전이 낙성됐다. 관음전은 102평 규모로 공사비는 6억 5,000여 만원이 소요됐다. 법당 내에는 관음존상과 상월원각대조사 진영 등이 봉안됐다. 낙성법회에는 당시 종정 대충대종사, 총무원장 운덕 스님, 종의회의장 덕산 스님, 감사원장 정산 스님,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 관계자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당시 송덕사 불자들은 주지 덕궁 스님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 불사에 매진했다. 신도들은 인부들의 공양을 준비해 제공했으며, 불사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구부러진 못을 펴 재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불사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의 마찰 때문에 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지역 주민들이 도로가 망가진다는 이유로 레미콘의 진입을 막았고, 결국 불사가 끝난 뒤 도로포장을 해주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불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송탄지역 불자들의 기도도량이 된 송덕사는 2001년(당시 주지 행주 스님) 9월 관음존상 복장ㆍ개금불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2005년에는 도언 스님이 주지를 맡아 이듬해 12월 상단 탱화 및 조사단 탱화를 조성했다. 또 색이 바랜 신중탱화와 지장단 탱화를 개채(금덧칠)하고, 법당 안팎의 단청불사를 완료했다.

2007년에는 법회에서 음성공양을 담당할 합창단을 창단,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2009년 석용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사역을 넓히기 위해 각종 불사를 벌였다. 그 결과 2012년 사찰 인근에 500여평의 부지를 매입했으며, 현재는 전통문화교육관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마당은 이웃 주민들의 주차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송덕사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지 때는 팥죽을 쑤어 지역의 노인정과 동사무소 등에 나눠주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후에는 도움을 준 경찰서, 소방서, 동사무소 등 관공서에 떡과 과일을 돌리며 정을 나눈다. 특히 소외된 독거노인 등을 찾아 그들의 아픔을 함께 어루만지며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실천, 지역민과 지역사회의 존경을 받고 있다.

 

 

“지역민 대상 다양한 문화강좌 운영”

주지 석 용 스님

“송덕사는 한국전통문화와 불교문화를 알리는 문화도량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문화강좌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우리문화의 소중함과 우리 문화가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송덕사 주지 석용 스님은 “사찰은 불자들의 수행 도량이자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 시켜온 중요한 곳”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송덕사에는 전통문화교육관이 있다. 2009년 송덕사 주지로 부임한 스님은 불자들과 힘을 모아 사찰 부지 매입 불사를 진행했다.

조금씩 모은 불사금으로 2012년 사찰 인근의 토지 500여평을 매입해 전통지화 작업실과 전통문화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님은 “내가 할 수 있는 전통지화, 법고 등을 지역민과 불자들에게 알려 불교문화와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제대로 주고 싶다”며 “내가 하지 못하는 분야는 강사를 채용해서라도 교육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스님은 강의 커리큘럼을 구상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스님은 한국전통지화연구소장, 한국전통지화보존회장 등을 맡고 있어 전통문화교육관에 사무실을 개소, 전통 문화 계승발전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스님은 신도들의 수행 정진도 독려할 방침이다. 석용 스님은 “사찰은 불자들의 수행공간이기에 그들이 마음 편히 수행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 이를 돕기 위해 수행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역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휴식공간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송덕사는 관음전과 전통문화교육관 사이에 있는 민가 때문에 도량 불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스님은 조급해 하지 않는다.

석용 스님은 “불사도 인연이 맞아야 할 수 있다. 그저 훗날의 누군가가 불사를 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을 만드는게 내 임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님은 “시절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며 “그 때를 대비해 신도들과 힘을 모아 준비하고 있다. 원력이 있으면 이뤄진다는 믿음이 있기에 잘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역대 주지 스님

1986.03.15 1대 용구 스님
1989.01.07 2대 석산 스님
1990.05.30 3대 덕궁 스님
1993.01.20 4대 석구 스님
1995.03.02 5대 덕해 스님
1997.01.09 6대 덕해 스님
1998.03.22 7대 마갈 스님
2001.01.05 8대 행주 스님
2005.01.13 9대 도언 스님
2009.01.04 10대 석용 스님
2013.01.02 11대 석용 스님

역대 신도회장

1981.03.15 1대 최영자(송탄지회 분회장)
1982.07.31 2대 엄원섭
1983.01.24 3대 최철수
1986.01.05 4대 최철수(이상 송탄지회 지회장)
1988.12.26 5대 홍석곤
1992.01.14 6대 홍석곤
1993.07.16 7대 박종식
1995.01.19 8대 안영철
1998.03.07 9대 김종성
2000.10.23 10대 홍순영(이상 송탄지회 신도회장)
2001.01.17 11대 홍순영
2004.04.07 12대 신용철
2010.03.24 13대 엄청택

송덕사 약사(略史)

1978 송탄지역 신도 최영자, 최영집, 우춘식 불자 등이 구인사에서 기도 정진
1978 송탄지회 설립 전 천안지회에서 기도, 정진
1979.04.20 평택군 안정리에 약 23명의 불자들이 모여 정진
1979.07.07 평택지회 설립하고 이전 법회 봉행
1981.01.20 지산동 최영자 불자 자택에서 기도정진
1982.08.05 지산동 824 번지내 건물 2층 임대, 첫 창립법회 봉행
1983.01.24 송탄시 독곡동 산 53-1번지(현위치)에 대지 270평과 건물 40평 매입
1983.02.03 대충대종사, 사찰명을 송덕사(松德寺)로 명명
1985.05.04 관음존상 봉불식
1990.05.31 사찰 건립 기공식
1992.03.28 관음전 낙성식 및 봉불식
2001.09.25 관음존상 복장ㆍ개금불사
2006.12.21 상단 탱화 및 조사단 탱화 조성(8금강 4천왕). 신중탱화, 지장단 탱화 개금 불사. 법당 안팎 단청불사.
2007.03.07 송덕사 합창단 창단
2010.01.10 호국영령 위령재 및 생전예수재
2012 사찰 땅 한 평 사기 불사
2012.05.30 대지 500여평 매입해 전통문화교육관 건립

▲ 1992년 관음전 불상 점안의식.
▲ 관음전을 건립하기 전 송덕사의 옛 법당 모습.
▲ 1992년 관음전 낙성식에 참석한 불자들.
▲ 1983년 부처님오신날 제등행진을 하고 있는 송덕사 불자들.
▲ 송탄 송덕사 전경. 관음전과 전통문화교육관 사이에 민가가 있어 도량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송탄 송덕사 관음전.
▲ 송덕사 전통문화교육관.
▲ 송덕사 합창단이 법회에서 음성공양을 하고 있다.
▲ 송덕사 옛 모습.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