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을 지낸 노천 월하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례재 및 유물전과 학술세미나가 25일 통도사에서 봉행된다고 한다. 지난해엔 탄허 스님 탄신 100주년에 맞춰 월정사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성철스님 열반 20주기 추모행사도 지난 해 문도회 주관으로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됐었다. 재작년엔 경허선사 열반 100주년 기념사업도 덕숭총림 주도로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렇듯 큰스님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갈수록 다채롭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불교에 큰 족적을 남긴 큰스님의 탄신일이나 열반일을 맞아 각종 추모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 분들의 평소 사상과 유업(遺業)을 기리는 일이야말로 후학들로선 지남(指南)이 되고 교계로선 정로(正路)를 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으므로 더 더욱 신경 쓰고 관심을 기울여 받들어야 할 대사인 것이다.

불교의 역사는 법맥의 전수에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계보는 전등(傳燈)으로 기록된다. 사자상승(師資相承)은 불교의 특징이다. 대부분 교조를 중심으로 교리가 설해지는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스승과 제자의 법거량을 통해 법맥을 형성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자상승의 법제도를 전통으로 하고 있는 한국불교는 산문의 종풍을 진작한다는 점에서도 역대 조사를 기려야 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최근에 이르러 각 문중들이 앞 다퉈 역대 큰스님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펼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고언을 하자면 큰스님을 기리는 사업도 필요하지만 이 시대에 큰스님이 배출되는 일도 무엇보다 소중하다. 각 산문마다 종풍을 휘날리는 대종장들이 속속 나와 주길 희망한다. 그리하여 전법도생의 힘찬 기운이 샘솟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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