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립문자(不立文字)’는 ‘진리는 말이나 글로 전하거나 표현할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 뜻을 곡해한 다수의 불자들은 불교공부를 등한시한 채 부처님 전에 절을 하고, 소원만 빌었다. 스님들도 굳이 재가불자에게 불교공부를 권하지 않았다. 한국불교가 기복불교로 흐르는 과정이다. 근래 들어 불교교양대학이 늘어나 불교공부를 하는 불자들도 증가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불교가 미래사회에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똑똑한 불자’ 양성이 제1의 과제다.

이런 점에서 천태종이 운영하는 금강불교대학은 모범이 됨직하다. 조계종도 전국적으로 90여 곳의 불교교양대학을 운영 중이지만,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에는 아쉬움이 있다. 천태종은 상월원각대조사 스님의 유훈을 받들어 이미 30년 전에 금강학원을 설립, 종단 차원에서 금강불교대학을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서울금강불교대학(관문사)을 비롯해 부산ㆍ대구ㆍ울산ㆍ인천ㆍ춘천ㆍ분당 등 전국 13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매년 수천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신입생을 받는다. 금강불교대학의 장점은 총동문회의 강한 결속력과 부담 없는 학비(무료 또는 실비). 천태종 역시 수료자의 활용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체계적 관리는 본받을만 하다.

불교공부를 한 불자들이 증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출가수행자들의 감소로 인한 역할 보완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교단만이 다가오는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봄, ‘불교공부 열풍’이 거세게 불어 불자들이 앞 다퉈 불교공부에 나서길 고대한다. 이로 인해 우수한 재가불자들이 배출된다면 불교의 미래 또한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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