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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관광 겸한 남북철도산업
  •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승인 2014.01.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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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통일기반 마련
정치입장 떠난 종교계가
적극 지지하고 후원해야

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내외신 회견 자리에서 나온 통일시대를 준비하자는 발언은 지난 정권의 북한 교류 차단과 맞물려서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비록 대박이라는 가벼운 표현이 등장했고 그 안에는 현 정부가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적 시각이 담겨져 있기는 하지만, 분단이라는 우리사회의 근본적 질곡을 풀어갈 수 있는 물꼬가 될 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지난 이명박 정부는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철저히 남북 간의 교류를 차단함으로써 남한과 멀어진 북한이 자신들의 생존과 사회 유지를 위해 중국과의 유착을 강화하는 것을 방조했다. 북한의 높아지는 대중국 의존도와 중국의 공격적인 동북아 공정은 장차 통일된 한반도라는 흐름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다.

비록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들에 대한 정치적 계산속에 이루어진 것이라 해도 진보의 대표적인 가치였던 통일 문제를 전형적인 보수 입장의 현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것은 최소한 우리사회가 통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물론 통일에 따른 사회변화와 이를 감당할 사회적 비용을 생각할 때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반드시 우리민족과 나라를 위해서 풀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나 잘 알듯이 통일 문제는 단순한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매우 복잡한 논의를 담고 있다. 국내 정치지형과 더불어 주변 강대국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보니 국가 간의 힘겨루기 형태일 뿐 아니라 매우 유동적으로 상황이 변하는 국제 정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심지어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풀어가야 할 정부는 지난 주 북한이 제시한 상호 비방 중지 및 군 적대행위 중지 등을 담은 소위 ‘중대제안’을 거부했다. 과거를 들먹이면서 거부한 정부 발표를 보면서 정부에게 남북 대화 의지가 전혀 없음을 눈치 채지 못한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탄탄한 통일 기반은 누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현 상황의 물꼬와 충실한 통일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정치나 외교 차원을 떠나 특정 정치 입장을 배제할 수 있는 입장으로는 종교인들이 가장 적합하다. 이 부분에 대하여 기독교에서는 이미 다양한 채널로 진지한 접근이 진행되고 있으나, 그에 비해 불교계의 활동은 매우 한정적이다. 지금처럼 불교계 스님들의 공동법회 수준이 아니라 생명존중과 비폭력의 불교적 가치를 위해서라도 한반도 남북 평화 통일을 위한 명확한 정책 수립과 더불어 보다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실천 방법이 필요하다. 실천 방법이란 이념이나 당위성에 근거한 원론이 아니라 교계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 통일 사업을 의미한다.

서로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어서 남에도 좋고 북에도 좋은, 그러면서도 불교적 의미를 살릴 수 있는 통일 사업으로 무엇이 좋을 것인지는 여전히 불교계에서 수렴하고 만들어 가야한다. 요즘 거론되는 남북 철도의 연결 사업에 대한 적극적 지지와 후원이 대표적인 사업일 것이다. 철도 연결 사업의 경제적 함의는 사회, 경제학자들의 몫이지만 통일이 진정한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류교환만이 아니라 남북 공통된 정신적 가치의 확립과 민족 고유 전통의 회복이 필요하다. 복잡한 정치나 경제적 측면의 남북 대화가 전제되어야 하는 철도연결 사업이 그나마 손쉽게 한반도에서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이해를 떠난 신앙과 관광을 겸하는 소박한 철도사업의 형태로 그 물꼬를 터 진행하는 것을 불교계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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