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이 11월 10일 단양 구인사 광명전에서 ‘구인사 금강계단 신도 수계산림 대법회’를 봉행했다. 도용 종정예하를 전계대화상으로 모신 가운데 봉행한 수계산림은 천태종 신도를 대상으로 한 첫 수계산림이었다. 이번 수계산림을 계기로 천태종 신도들의 지계(持戒)와 신행(信行)이 더욱 돈독해지길 기대한다.

다른 종단의 경우, 재가불자들은 수계 신청만 하면 누구든지 오계를 수지할 수 있다. 하지만 쉽게 수지하는 만큼 쉽게 계를 범했던 것도 사실이다. 반면 천태종은 오계 수지 후에는 철저한 지계가 동반돼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 동안 신도 수계를 실시하지 않았다. 엄격한 잣대로 수계 자격 검증을 해오다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계’는 성불로 가는 근본 가르침이기도 하지만, 부처님과 수계자 간의 약속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약속도 어겨서는 안 되는데, 하물며 부처님과의 약속을 쉽게 어긴다면 바른 신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즉, 섣부른 수계는 자칫 신행생활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천태종은 이번 신도 수계산림을 계기로 수계산림을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수계산림의 경우, 12안거(한달) 성만, 수행경력 10년 이상의 신도로 제한을 뒀다면 점차적으로 수계자의 자격도 낮출 계획이다. 이렇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번에 계를 받은 신도들이 보다 모범된 신행활동으로 타의 귀감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오계의 수지는 계를 지키겠다는 부처님과의 약속이자 나 자신과의 다짐이다. 이번에 오계와 법명을 받은 천태종 신도 740명 모두가 지계와 함께 하심(下心)을 실천해 나가는 바른 신행의 본보기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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