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대상에 길음종합복지관장 제원 스님과 임희웅 포교사단장이 선정됐다. 이들 수상자들이 그동안 척박한 현실에서 포교에 기여한 공로는 굳이 말로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인정할 만큼 매우 크다. 당연히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쉬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매년 조계종 포교원이 포교대상 심사위를 열고 선정해 온 포교대상 수상자는 재가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교계언론에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포교원에 주문해 온 바 이를 왜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포교원은 첫 회부터 지난 해 24회까지 출가자를 포교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재가자를 (출가자와 공동으로) 대상자로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 진일보한 셈이다.

엄밀히 말해 출가자에겐 전법이 제1사명으로 주어진다. 〈유교경〉에 의하면 부처님께서는 출가자들에게 쉼 없이 수행과 전법에 매진할 것을 부촉하셨다. 따라서 출가자 중심의 시상제도는 부처님 말씀을 무색케 하는 행태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극찬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다.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의미와 명분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의 시상제도라면 응당 재가자 중심으로 상찬해야 한다.

일례로 폐품 팔아 남모르게 보시행을 펼쳐 최근 서울시 복지대상을 수상한 황화익 보살처럼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찾아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는 재가자들은 무수히 많다. 그들을 찾아내 공적을 알리고 시상하는 일이 포교원의 일이다. 출가자를 선정하는 포교대상은 이번으로 끝내길 바란다. 전국 각지에서 전법에 굵은 땀을 쏟아내는 재가자들을 찾아 그들에게 격려가 되는 큰 상을 더 많이 나눠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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