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상 담긴 선무(禪舞) 널리 알려야죠"

“불교사상 담긴 선무 널리 알려야죠”

“요즘 한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류도 이제는 우리 전통문화와 사상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금새 뒤처지고 맙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전통문화인 불교의 선사상을 바탕으로 한 명상·치유 예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오는 5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조계종 총무원과 공동으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에서 ‘제7회 아태생명예술 : 명상치유공연예술 축제와 심포지움'을 개최하는 APPAN(아시아태평양공연예술네트워크) 한국본부장 이선옥 교수는 이 행사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선무용의 창시자이기도 한 이 교수는 “사실 서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명상·치유 예술 등은 원래 불교전통의 문화인데 역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서양에서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마치 새로운 것인 양,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우리문화의 제대로 상품화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8개국 15개팀 참가…명상·치유예술 정수 선봬
“이번 행사는 공연과 심포지움으로 나눠 진행됩니다. 심포지움은 치유·공연 예술의 이론적 바탕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고, 공연은 각 나라의 명상·치유 예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장이 될 것입니다.”
‘명상과 치유공연예술'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움에서는 APPAN 국제회장인 인도의 산타 싱, 한국의 전현수 박사(전현수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현웅 스님(미국 버클리 육조사 주지) 스님 등이 기조 논문을 발표한다.
공연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티벳,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8개국의 15개 팀이 출연해 각국의 전통 명상·치유예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한국은 가야금 병창·선무도·승무·선무용, 일본은 전통 궁극 ‘노', 티벳은 불교의식음악, 인도네시아는 자바섬의 전통 의식무, 중국·대만은 경극, 캄보디아는 궁중 의식무인 업샬라, 인도는 세계무형문화재인 힌두전통의식 을 공연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한국의 이매방, 인도의 디딕, 일본의 후사오 오카모토, 티벳의 텐진 짐파 스님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이 참가해 눈길을 끈다.

어떤 일 하든 모두가 ‘부처님 일'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혼자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좀처럼 빠지지 않던 살이 4kg이나 빠졌네요.”
이 교수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논문집·포스터·리플렛 제작, 공연팀 섭외, 재정 마련 등 거의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해야 했고, 그것도 3개월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에 국제적 행사를 준비하기에는 힘에 부쳤다고 했다. 더군다나 몇몇 공연팀이 확답을 주지 않아 계속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자신이 하는 일 모두가 ‘부처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보통 외국에서는 공연을 할 때 1년 또는 2년 전부터 기획을 하고 공연팀 섭외를 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러한 준비가 조금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부처님의 가피 덕분에 행사 준비를 원만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국제화 시대의 국제행사는 국제적 감각을 갖추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주관해야 하는데 한국 불교계는 아직 국제적 안목도 부족하고, 그에 대한 필요성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불교전통문화가 곧 세계문화 중심
이선옥 교수는 “많은 불자들이 공연장을 찾아 한국불교의 수준 높은 예술성을 관람하고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불자들이 명상·치유 예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의 바람은 한 가지다. 한국불교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세계의 문화예술을 한국의 불자들과 일반인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이선옥 교수는 이매방, 김백초, 김소희 등 한국 무용계의 최고수들로부터 사사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록펠러 재단의 공연그룹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활동했다. 이후 불교의 선(禪)을 무용과 접목한 선무용을 창시해 1980~90년대 미국, 유렵 등지에서 300여회 공연을 하는 등 선무용 알리기에 전념했다. 9년전 한국에 돌아온 이 교수는 현재 상명대와 포천 중문의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금강불교 제325호]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