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실천 중인 수행(기도)법이 없다’고 답한 불자가 전체 응답자의 70.4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주된 이유는 ‘수행하는 방법을 몰라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수행이 어렵게 느껴져서’ 순이었다. 반면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 중 실천 중인 기도(수행)법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불자(29.54%)보다 7~ 12% 높은 36.5%와 41.8%였다.

물론 불교의 수행과 타종교의 기도는 객관적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수행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불도를 닦아 궁극에는 부처에 이르고자하는 행위인 반면, 기도는 절대적 존재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본질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수행을 실천하고 있는 불자가 열에 셋밖에 안 된다는 결과는 아직도 다수의 불자들이 기복에 치우쳐 수행을 등한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수행하는 불자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풍토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천태종은 지난 4일 제105회 재가불자 한 달 하안거 해제식을 봉행했다. 구인사 한 달 안거를 이수한 불자는 모두 976명. 전국 천태사찰에서 이 기간 동안 매일 밤부터 새벽까지 수행에 동참한 불자들을 포함하면 수는 크게 늘어난다. 매년 여름과 겨울 한 달 재가불자 안거 외에도 사찰별로 ‘관음정진 백만독’을 실시하는 등 불자들에게 염불수행의 필요성과 효험을 강조, 수행풍토를 조성한 덕분이다.

불자들의 수행은 일상생활과 병행하기 쉬워야 하고, 이해와 실천 또한 어렵지 않아야 하며, 지속적인 계몽과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천태종이 앞장선 재가불자 수행풍토 조성이 불교계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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