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은 음력으로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입니다.

아기 부처님이 룸비니에 몸을 나투시자, 하늘은 모든 서상을 나타내어 만물을 축복하였습니다. 훗날 무상정등각을 이루어 인류의 구제와 만백성의 해탈을 이끌어 주실 부처님의 출현에 하늘의 용도 기쁨에 겨워 아기부처님의 목욕을 도왔다고 경전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을 일러 성중성(聖中聖)이라 일컫습니다. 성인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성인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향해 ‘우러르면 우러를수록 높고 들여다보면 볼수록 깊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탄생과 관련해 모든 문학작품도 부처님의 불덕(佛德)을 높이 찬양하는 수사(修辭)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위대한 성인이 탄생하는데 어떠한 수사인들 한 문장으로 완벽하게 구사될 수 있었겠습니까? 계속 이어지는 반복법으로 성인의 탄생을 기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왕비입니다. 성인의 어머니 마야왕비에 대해서도 칭송과 찬사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보살은 모태에 들어계시며/하늘 중에 하늘의 복 성취하셨네/그 어머니 마음은 맑고 깨끗해/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모든 음욕을 버리고 떠나/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기에/욕심의 불꽃에 타버리지 않았나니/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다네.”

게송을 읊은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 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롯이 가져 어지럽지 않았다. 부처님의 어머니는 다섯 가지 계를 받들어 그 범행(梵行)이 맑고 깨끗했으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두려움이 없었다.”

〈장아함경〉 제1권 ‘대본경’에서는 부처님을 잉태한 마야왕비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즉 마야왕비는 부처님을 태속에 품게 되자 남들을 대하는 자애로운 태도가 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고 더욱 현명해지며 바르지 않은 생각들을 말끔히 제거해 나갔다는 것입니다.

마야왕비와 관련된 비슷한 이야기는 〈불본행집경〉 제7권 ‘부강왕궁품’에도 나옵니다.

“보살이 모태에 있을 때 그 보살의 어머니가 크게 쾌락을 받고 몸에 괴로움이 없었다. 보통 중생들은 모태에서 혹 아홉 달이나 혹을 열 달이 되면 어머니는 몸이 무거워 편안하지 못하나 보살은 태에 있어도 어머니는 다니고, 앉고, 잠자고, 일어나는 것이 다 안락하여 몸에 괴로움을 받지 않나니 이것은 미증유한 법으로서 여래께서 성도를 하고서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모든 신통과 일체의 지혜를 증득함이라. 이는 곧 상서로운 징조니라. (중략) 보살이 태에 있을 때 그 어머니는 항상 일체의 모든 중생에게 큰 이익과 안락케 하려는 마음을 짓나니 이것은 보살의 미증유한 법으로서 여래께서 성도하자 곧 일체의 모든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을 행하나니 상서로운 징조니라.”

이로 보았을 때 부처님의 탄생은 곧 바른 성품과 지혜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른 성품과 지혜는 궁극적으로 중생의 안락과 이익을 위해 쓰여집니다.

마야왕비는 훗날 부처님이 중생들을 훌륭히 제도할 수 있도록 그 바탕과 기반을 제공하였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어머니의 그 마음이 부처님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경전이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야왕비의 마음과 몸가짐은 자기 자식이 올곧고 지혜로운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는 요즘의 어머니들에게 있어서 더 없이 좋은 전범(典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반사람들은 자신의 마음 또는 몸가짐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외적 수단으로 아이를 교육해 주위의 웃음을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한 예가 ‘모짜르트 효과’라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알프레드 또마띠스(Alfred. Tomatis)가 “모짜르트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지능이 올라간다”고 주장했고 이 이론을 미국의 프란시스 라우처(Frances. Rauscher)라는 학자가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모차르트 음반이 엄청나게 팔리는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또마띠스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 어미새에게서 양육받은 새끼 새는 노래를 부를 줄 모른다”는 말로 모차르트 효과 이론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지금에 이르러 과학적 근거가 없는 거짓으로 결론났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이 지능향상과 특별한 연관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야왕비가 그랬던 것처럼 내 자신이 먼저 마음과 몸가짐을 바르게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바른 성품과 지혜를 길러내는 정직한 수단입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왕비를 통해 지혜로운 불자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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