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은 힐링 최적 장소
신행 프로그램·전문 수행법
뒤 받쳐야 지속 발전

 

최근 들어 혜민 스님, 법륜 스님, 월호 스님, 정목 스님 등 많은 스님들의 저술들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한때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비롯한 많은 책들이 ‘장안의 지가’를 올릴 정도로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들 스님들의 저술이 지니는 공통적 특징은 힐링(healing)이라고 하는 현대인들의 열망을 담고 있다.

힐링은 ‘자가 치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불교적으로 표현한다면 자신을 변화시켜 괴로움에서 벗어나 궁극의 행복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내적 자각이 필요한데 평범한 보통사람들은 그것을 스스로 해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래서 힐링 멘토를 찾거나 템플스테이와 같은 힐링 장소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 자가 치유의 지혜를 촉진시켜 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이렇게 개인적 욕구들이 모여서 사회적 욕구를 만들어 내고 확산되는 과정을 겪는다. 힐링 문화도 처음에는 삶 속에서 아프고 슬프고 괴로움에 처한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소망하는 사회적 욕구로 전환되면서 힐링의 문화로 연계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여기에 출판사들이 그에 대응하는 출판물을 간행하면서 사회적인 일종의 신드롬(syndrome) 현상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과 조건에 의해 불교 힐링이 움직인다면 그것은 일시적인 열풍으로 끝날 위험성이 높다. 자가 치유의 힐링 프로그램이 한 개인의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체험을 통한 자각과 지속적인 정진과 노력이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힐링의 효과가 나타난다.

불교 힐링의 발전을 위해서는 힐링 문화부터 점검하고 그것을 응용할 수 있는 신행 프로그램과 전문적인 수행법이 뒤를 받쳐 주어야만 한다. 불교의 힐링 문화는 육근청정 문화로 체계화되어 있다. 구인사와 같은 웅장한 사찰을 건립하고 그 내부에 불상과 석탑, 탱화 등을 비롯한 각종 장엄물을 조성하는 것은 만다라와 같은 현상을 관찰함으로써 자기 정화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범음작법 의식을 거행하고 나무관세음보살을 염하는 것은 이근청정의 정화효과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나무를 심고, 황토로 집을 짓는 것은 비근을 정화시키고, 사찰음식을 먹고 차 명상을 하는 것은 설근을 정화시키며, 산행과 포행, 선무도 등을 하는 것은 신근을 정화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 또한 깊은 선정 체험을 하는 것은 심층심리의 아뢰야식을 정화시키고 정견을 성취하기 위한 의근청정의 과정이다.

안이비설신의 육근이 정화되고 청정해지면서 정견을 성취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털어내고 삶을 긍정적으로 전화시킬 수 있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힐링의 효과라고 말할 수 있다. 구인사에 매일 수천 명의 신도와 참배객이 운집하는 것은 이와 같은 불교의 힐링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불교적 힐링은 일회적 체험이나 군중적 선동이나 몇 권의 독서로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참다운 진리를 체득하고 여여부동의 삶을 생활 속에서 영위할 때 비로소 그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