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간 중앙의 김영현 객원기자는 한국 가톨릭의 선장에 대해 장문의 기사를 썼다. 한국 가톨릭의 선장이 다른 종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괄목하다는 점이다. 최근 20년간 174%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했으며, 10년간 7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보고다. 한국 주류 종교인 불교는 지난 20년간 33.1%의 성장을 했으며, 최근 10년간은 3.9%의 성장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개신교는 지난 20년 32.3%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10년간은 마이너스 1.6%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수치는 통계청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므로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가톨릭이 괄목성장하고 있는 것은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감동의 차원을 넘어 위기감을 느끼게 만든다. 로마교황청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가톨릭 국가도 아닌 한국에 두 명 째의 추기경을 임명했다. 김수환 추기경에 이은 정진석 추기경의 임명이 그것이다. 성장의 요인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기자의 분석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상장례 시의 저렴한 장례비용과 신도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이다. 이들은 상조회를 조직하여 신도들의 죽음을 거룩하게 승화시키고 있다.

 둘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여 미사에 참석하고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종교 활동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셋째, 자신을 성찰하는 묵상의 종교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성당의 엄숙함과 고요함, 그리고 미사의 장중한 분위기는 어느 덧 자신을 생각을 가라앉혀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가족과 친구들을 벗어나 재신도 없이 헌신하는 수도자들의 모습에서 감명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의 네 가지 요인은 한국 가톨릭을 변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종교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본다. 아니 이상의 분석은 기자의 손을 빌리지 않더라도 대다수 연구학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항들이다. 한마디로 가톨릭은 다종교 사회의 한국에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고요함, 개방성, 헌신성, 엄숙성, 세계성을 지닌 종교라는 이미지를 국민들 가슴 속에 심어주었기에 오늘과 같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수도자나 평신도들이 모두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이며, 전세계 종교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신년 벽두부터 가톨릭의 성장세를 논하는 것은 재언을 요할 필요도 없이 그 이유가 자명하다. 한국불교의 현실을 보면 과연 내일을 장담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한 종단을 논할 것 없이 여전히 숫자 놀음에 만족하고 있는 불교계 지도자들을 보면 그들이 과연 어떻게 삼보의 은혜에 보답하려 하는지 궁금한 것이다. 80개가 넘는 종단이 일천만의 신도를 지녔다고 자랑할 일은 아니다.

 현대사회는 과거와 문화적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정보는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사제들의 권위는 허물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불교계는 시대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여전히 전통에 사로잡혀, 혹은 수행의 종교라는 허울에 빠져 내일을 설계하고 있지 않다. 자금관리, 인력관리, 종교적 이미지 관리에 무관심하다. 가톨릭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벤치마킹이라도 하겠다고 연구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필자는 한국 종교의 지형이 갈수록 복잡해지리라 본다. 특히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불교계의 내일은 더욱 험난할 것이라 본다. 올드패숀한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신세대 감각으로 만들 수 있는지, 대중들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우수하고 덕성이 있는 인력을 각 종단에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강구하지 않는 종단에 미래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강대 차차석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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