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서 선사상·화엄경 강의 진행

 

재가 불자들이 6주 동안 매주 금∼일요일 2박 3일간 사찰에 머물면서 선방 수좌 스님의 지도 아래 승가오칙(僧伽五則·선, 염불, 간경, 의식, 수호가람)에 의한 실참을 하는 ‘한암대종사 수행학림'이 평창 월정사(주지 정념)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수행학림은 조계종 초대 종정을 역임하고 승가오칙 수행법을 널리 편 한암대종사의 선사상과 수행가풍을 재조명하고, 한국불교의 바람직한 수행자상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된 것.

문수성지이자 화엄사상의 중심처인 오대산에서 화엄경의 대강백 스님들을 초빙해 화엄경 강설을 재현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수행학림은 3월 13일(한암대종사 열반일) 시작돼 4월 24일(탄신일)까지 매주 금, 토, 일 2박 3일간 수좌스님의 지도 아래 진행된다.

53명의 엄선된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수행학림에서는 한암대종사 수행 및 선사상 강의, 염불정진, 오대참배(108배 및 참선), 화엄산림, 철야정진, 참법 및 포살, 삼보일배 등이 이뤄진다.

특히 수행학림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한암대종사 탄신재, 한암대종사 수행일화집 출판법회, 한암대종사 선사상 국제학술세미나 등이 열린다. 남은 행사일정은 다음과 같다. (033)332-6664~5

□한암대종사 수행 및 선사상 강의

△4월 7일(금) 저녁 8시=동국대 이사장 원혜 스님(한암대종사의 종단관과 애종심)△4월 14일(금) 저녁 8시=동국대 김호성 교수(한암대종사의 수행관)△4월 21일(금) 저녁 8시=축서사 선원장 무여 스님(한암대종사의 선사상)

□화엄산림(화엄경 강의)

△4월 1일(토) 오후 3시=동화사 강주 지운 스님(15품~22품)△4월 8일(토) 오후 3시=은해사 승가대학원장 지안 스님(23품~30품)△4월 15일(토) 오후 3시=쌍계사 강주 통광 스님(31품~39품)△4월 22일(토) 오후 3시=통도사 금강계단 계단장 혜남 스님(입법계품)


한암 스님은 누구?


한암 스님(1876∼1951)은 1925년 오대산 상원사에 들어가 27년 동안 바깥 출입을 하지 않았고 6.25 때 상원사를 전화에서 지켜낸 일화로 유명한 스님이다.

강원도 화천 출신으로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스님은 선(禪)과 교(敎)에 두루 능통했다. 선방에서도 경전을 읽혀 일부 수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경전이 뒷받침되지 않은 참선은 자칫 잘못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님은 특히 엄격한 계율을 강조했다. 일제시대와 해방 직후 한국불교의 ‘최고직'(교정.종정)을 네 차례나 거치면서도 수행자로서의 자기점검을 철저히 했다. 불자들은 스님에게 삼배를 하는 게 관례인데 스승은 이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중노릇은 박복해서 처자권속을 거느릴 수 없는 위인들이 하는 것인데, 절을 세 번 받으면 복 있는 사람이 되기에 중노릇을 할 수 없다”는 이유다.

한암 정신은 선·간경(看經)·염불·의식·가람수호라는 ‘승가오칙'으로 요약된다. 부천대 김광식 교수는 “한암 스님은 계(계율)·정(선정)·혜(지혜) 3학에 고루 능했다”며 “한암 스님은 승려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훌륭한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