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 2013년 주요사업 일정 발표

 

조계종 노동위원회(위원장 종호 스님)가 2월 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인사동에서 간담회를 열고 △노동자를 위한 동사섭 법회 △노동자 초청 템플스테이 △노동자 심리치유센터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2013년 주요사업 일정 및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노동위원장 종호 스님은 “울산 현대차ㆍ평택 쌍용차ㆍ한진 중공업 등 암울한 현실이 되풀이 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프다”며 “동토 아래에선 물이 흐르듯 노동자ㆍ사업장에서 희망이 꽃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노동위원회는 2월 7일부터 12월 12일까지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노동자를 위한 동사섭 법회’를 개최한다. 중생과 일심동체가 되어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적극적인 실천행을 뜻하는 ‘동사섭’을 내걸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정기법회다. 한글 금강경과 발원문을 봉독하며 노동문제 해결을 기원한다. 첫 법사는 종호 스님이 맡고, 이후부터는 이야기 손님 형태로 명사를 초청해 진행한다. 특히 5월에는 부처님오신날 기념 노동자 초청법회를, 11월에는 산재노동자ㆍ자살노동자ㆍ현장 사망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를 위한 합동천도재로 봉행한다.

3, 6, 9, 11월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노동자 초청 템플스테이도 진행한다. 장기 해고로 인해 기본적인 생존을 위협받고 상대적 박탈감으로 지쳐있는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불교적 해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취지. 40명 내외로 해고 노동자, 파업 노동자, 현직 노동자 및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눈에 띠는 사업은 포교원 협조 아래 불교상담개발원과 공동사업으로 진행하는 ‘노동자 심리치유센터’ 운영 건이다. 노동자 및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한 비영리 심리치유센터로, 불교명상과 참선을 적용한 개인상담 및 집단상담을 통해 경첨과 공감, 위로와 격려, 치유와 안식을 제공한다는 계획. 불교상담개발원에서 배출된 명상ㆍ심리전문 인력과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 장소 등을 제공받는 형식으로 상반기 내 세부계획 및 일정을 논의해 빠른 시일 내 실시할 방침이다.

종호 스님은 “자살한 이가 있다면 그 주변인들도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남아 있는 이들의 실질적인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마음치유가 필요하다”며 “쌍용자동차 와락센터처럼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웃종교 및 종단 내 노동전담 부서 네트워크 형성 및 연대 △장기농성사업장 방문 등 긴급 구호지원 △공청회 및 내부 연구팀 구성 등 불교계 노동정책개선안 마련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지난해 8월 27일 발족해 노동자를 위한 10만 배 기도, 해고ㆍ자살노동자 및 가족을 위한 템플스테이 등 노동자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6개월 여의 활동에 대해 종호 스님은 노동위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쌓이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스님은 “무차대회와 10만 배를 시작했을 때, 얼마 못 버틸 거라 생각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며 “100일 동안 꾸준히 발원하는 모습을 보며 노동위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동참자도 많이 늘었다. 또 템플스테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해방감을 느꼈다는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노동자와 국민을 바라보며 앞으로 쭉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