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를 맞아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한 삶을 희망합니다. 가족의 건강은 물론 재산과 명예를 얻기 위해 새로운 결심과 선택을 하는 연초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고 힘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끝까지 가지 못하고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게 현실입니다.

오늘날처럼 성공중심 사회에서 실패란 두려움으로 이어집니다. 잘 안될 거라는 두려움, 빈곤과 실직, 지위상실에 대한 두려움 등이 우리 삶 주변에 장막을 드리웁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실패는 또 다른 경험일 뿐 절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까 하는 문제는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이 사밧티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웃차야라는 청년이 찾아와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재가자가 현세에서 어떤 일을 잘 해야 편안하고 행복하겠나이까?”

이에 부처님은 현세의 이익을 위한 네 가지 덕목을 제시하셨습니다.

“첫째는 직업에 충실하라. 직업이란 재가자가 살아가는 방편이니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거나 혹은 관리가 되거나 또는 그림을 그리거나 간에 그 직업에 충실해야 한다. 둘째는 재산을 잘 보호하라. 돈이나 곡식이나 모든 재산은 직업에 충실해서 내 손으로 일하고 벌어들인 것이니, 관리에게 수탈당하거나 도둑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하며, 물에 떠내려 가거나 불에 타는 재앙을 입지 않도록 잘 지켜야 한다. 셋째는 착한 벗과 사귀어라. 법도에 어긋나지 않고 방탕하지 않으며 음흉하지 않은 사람과 사귀어야 한다. 좋은 벗은 근심과 걱정을 만들지 않으며,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니 이런 벗과 사귀어야 한다. 넷째는 바르고 절도 있는 생활을 하라. 지출과 수입을 비교해 수입보다 지출을 적게 하고 낭비를 하지 않아야 한다. 만일 재물이 없는데도 마구 쓰는 것은 우담바라 꽃처럼 화려하나 종자가 없는 것과 같고, 재물이 풍부하면서도 그것을 쓰지 않으면 굶어죽는 개와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이와같이 네 가지 덕목을 실천하면 현세에서 행복하고 편안해질 것이다.”

부처님의 이 말씀은 매우 상식적인 것이나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넘어가는 문제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직업에 얼마나 충실한가요? 나 자신이 회사에서 얼마나 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자신의 일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은 그 주변의 삶도 올바르게 단속하지 못합니다.

로마군대가 시라큐스 섬에 쳐들어갔을 때의 일입니다. 한 로마 병사가 어느 건물에 뛰어들어가 보니 백발이 성성한 노인네가 마룻바닥에 뭔가 낙서를 하고 있었습니다. 병사가 칼을 뽑아들고 다가서자 노인은 황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이봐, 비켜주게. 그림이 지워지지 않는가?” 병사는 칼을 들어 노인을 내리쳤습니다. 이 노인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르키메데스였습니다. 이때 아르키메데스는 기하학 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 전쟁의 와중에 적병이 자신의 코 앞에 다가왔음에도 아르키메데스는 마룻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기하학 문제 풀기에 열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죽음의 위기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기에 감동이 배가됩니다.

재산을 잘 관리하는 것 역시 매우 소중한 일입니다. 더 큰 재물을 얻으려 욕심을 부렸다가 사기를 당하고 돈을 떼이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둘입니까?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재테크가 아니라 쓰임새의 용도 및 효율적인 관리에 있습니다.

19세기 세계적인 여행가로 이름을 떨친 알렉시스 토크빌은 미국사람들은 다른 무엇보다 돈을 가장 사랑한다고 언급했던 인물입니다. 미국인들은 원하는대로 돈을 모으긴 했어도 행복이 돈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덕목 중 좋은 벗을 사귀라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사회에서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소통의 관계로 접근해 볼 수 있겠습니다. 훌륭하고 건강한 사회 기능은 소통에 있습니다. 소통하지 않는 국민은 대립과 갈등을 유발합니다.

반대로 상대의 형편을 살피고 배려하는 마음이 전제된 소통의 사회는 평화와 안락의 기반이 형성됩니다. 이러한 사실을 부처님께서는 ‘좋은 벗’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실제로 부처님은 좋은 벗이야말로 인생의 전부라고까지 강조하셨습니다. 그만큼 좋은 관계의 인연맺기가 매우 소중한 일임을 일깨워주셨던 것입니다.

현대인은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좌절로 이어져서는 곤란합니다. 더 큰 성공을 위한 발판이 돼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신 네 가지 덕목은 여러분의 행복한 삶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새해 각 가정마다 실천의 덕목으로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원기를 북돋워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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