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난사 사건
독선·상업주의 부작용
불교적 해결 앞장서야

미국에서 또 참혹한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에서의 총기사고야 이제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더구나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와 그 근교 튀리피오르덴 호수의 우토야섬에서 일어난 인간사냥의 총격사건이 기억에서 채 지워지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라 더욱 참담하다.

구랍 14일 코내티컷주 뉴잉글랜드 교외에 있는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이 총기사건의 범인은 아담 랜자라는 20살의 자폐증 증후군 환자이고, 이 학교에는 범인의 어머니가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26명의 사망자 중에는 이혼한 범인의 양친이 포함되어 있고, 그 중 20명이 9살 이하 어린이들이다.

미국에서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하루 평균 24명에 달하며, 매년 8,00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만, 이번 참사는 2007년 4월16일에 일어난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이후 학교에서 발생한 최악의 비극이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잘 살고 안전한 곳으로 평가받는 코네티컷 주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많은 미국인들을 충격과 비탄에 빠뜨렸지만, 범행 동기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단지 정신질환과 부모의 이혼으로 순탄치 못한 청소년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한편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한국 국적을 가진 미국 영주권자였으며, 이 학교의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민 1.5세대였다.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범인 조승희 역시 자신을 영웅시하여 ‘자신을 모세에 비유한’ 일종의 정신질환자였다. 또한 그는 가상세계에 빠져 현실과 가상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게임광이었다.

이러한 종류의 정신질환의 유형은 우토야섬 살육사건의 범인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한테서도 발견된다. 93명을 사살한 그는 극우파 청년 기독교도였고, 자신의 범행과 너무나 비슷한 민간인 대량학살 장면이 등장하는 게임을 평소에 즐겼으며, 반 이슬람주의자임을 스스로 밝혔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인류의 정신적 황폐화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의 상실과 시대착오적인 독선에 의한 총체적 반성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범인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 내지 유의미한 요소들이 대책 마련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범인들의 정신세계에는 셈족문화의 특징인 배타성과 독선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고,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한 정신질환의 문제가 있었으며, 배금주의적 상업주의가 조장하는 폭력적인 게임이 심성을 황폐화시키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결국은 잘못된 인간이해의 문제이고, 돈만 벌수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는 상업주의의 부작용이라는 문제로 귀착된다.

따라서 근원적 치유문제를 생각하면, 기독교적 독선과 상업주의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의 구축이라는 과제가 분명해진다. 이 문제들에 대한 태도변화가 없이는 어떤 대책을 강구해도 지금 발생하고 있는 타자에 대한 적대감과 정신질환에 의한 대량살상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

여기서 인류의 정신적 힐링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조직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필자는 연기론적 사유만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보기 때문에, 불교도들이 이러한 사상의 전파와 실천의 주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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