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균 씨 '고려시대 선원다례에 관한 小考' 발표
27일, 천태종 주최 '국제차문화 학술대회'서

"고려시대 선원에서는 선원청규에 입각한 선원다례가 행해졌다. 그것도 단순히 행해진 것이 아니라 다석배치부터 승당전법까지 자세히 규정돼 시행됐다. 아쉬운 것은 사용했던 차의 종류, 탕의 종류, 다구와 점다법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선원다례는 차 문화의 꽃으로 복원해야할 전통다례 중 하나지만 연구가 미진하다."

이상균 차와문화 편집국장은 10월 27일 충남 논산 금강대학교에서 천태종 주최로 열린 '국제차문화 학술대회'에서 '고려시대 선원다례에 관한 小考'라는 주제로 이 같이 발표했다.

이상균 편집국장은 "지금도 전국 사찰에서는 수천 번의 다례제가 행해지고 있지만 전통법식에 입각한 다례는 없고 선원도 마찬가지"라며 "선원에서도 개별적인 다담은 있을 뿐 대중들과 함께하는 다례문화는 사라진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교에서는 차를 도(道)와 함께 논하고 있다. 다선일여란 다도를 행하는 것이 선 수행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불행하게도 한국전통다례의 시원인 사원다례에 대한 구체적인 고찰과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자료 및 연구자의 부족이 원인이지만 그것을 수행의 도구로 삼는 사찰 내에서의 인식부족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도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차를 통해 인간의 길을 자각 체득하는 것이므로 이는 차와 더불어 선을 하는 경지와 동일하다"며 "전통다례의식 중 하나인 고려시대 선원다례의 맥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왕악비 교수(중국 절강대 차학과)가 '중국 송대 차 문화와 선차'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송대는 중국 차 문화에 있어 중요한 발전·번영 시기"라며 "당시 차 영역이 확장되고 생산량이 증가했으며 무역 또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 교수는 다기와 다선 등을 소개하고 송대음다법인 주차법·전차법·전다법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이사장 춘광 스님(천태종 감사원장)은  '동양 삼국의 문화코드 禪茶'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춘광 스님은 "불교와 함께 발달한 동양 삼국(한·중·일)의 차는 승려들의 수행에 빠지지 않고, 안정과 풍류를 즐기는 음료로 애용됐다"며 "차와 관련된 문화적 전통은 한자 문화권에 공통된 것으로 한자와 유교, 선종 계통의 불교와 함께 동아시아의 문화를 이해하는 주요한 코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 중심에 사원다례가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은 한·중·일의 선원다례가 새로운 문화 코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학술대회에는 △왕금천 자사차호 도예가의 '선다일미(禪茶一味)' △김태은 단국대 강사의 '고려시대 불교 차문화와 청자' △허렴명 절강성차문화연구회 이사의 '중국 절강 천태산 송대의 차와 차문화'가 발표됐다.

 

▲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이사장 춘광 스님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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