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교수 ‘한국의 전통문화와 불교’ 발표
전통사찰 세계유산 등재 위한 국제학술회의서

“불교는 조선시대 500여 년 동안 정치적 억압을 받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시기에도 1,500여 사찰이 등불을 밝히며 민중의 귀의처가 됐습니다. 이들 사찰은 유ㆍ무형의 문화를 지속적으로 창출ㆍ계승해 한국 전통문화유산의 보고(寶庫)라고 불릴만 합니다.”

김상현 동국대 교수는 9월 22일 경남 양산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열린 ‘한국 전통사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불교’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사진>

이날 김상현 교수는 “한국의 전통사찰은 교육ㆍ문화ㆍ예술 등 전통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며 “건축, 조각, 공예 등 종합적 조형예술은 물론 역사와 설화 등이 전해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한국의 인쇄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했고, 이 배경에는 불교문화가 있었다. 삼국시대에 수용된 불교는 문자 보급에 크게 기여했고 승려들에 의해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전승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교문화의 융성이 한국의 인쇄문화와 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의 인쇄술은 사찰을 중심으로 계승ㆍ발전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국 산지 가람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통도사-통불교적 구성 △선암사-총림적 수도원 △법주사-건물의 유교적 성격 △봉정사-시대적 특성의 건축 △부석사-경사지 지형 △마곡사-계곡 지형 △대흥사-세속화로 구분하고 “한국의 사찰들은 조선의 유교사회를 겪으며 기존의 건축적 질서를 유지한 채 기능적ㆍ구성적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사찰의 입지는 풍수적 자연관의 발달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형태가 됐고, 다른 민가나 시설물이 없는 순수한 산림으로 구성됐다”며 “독립적인 영역을 보존하고 있어 문화유산의 보호구역을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존 허드(John Hurd) 이코모스 자문위원 회장이 ‘세계유산,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불교사찰’ △흥선 스님(불교중앙박물관 관장)이 ‘한국 불교미술의 몇 가지 남다른 양상’ △구어 짠(Guo Zhan) 이코모스 부회장이 ‘중국 불교사찰의 보존과 관리 사례들’ △노부코 이나바(Nobuko Inaba) 쓰쿠바대 교수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불교유산’ △바수 포샨안다나(Vasu Poshyanan dana) 이코모스 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인도의 영향을 받은 불교유산:태국 및 동남아시아의 예’를 각각 발표했다.

국가브랜드위원회(회장 이배용)가 주최하고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 문화재청(청장 김찬), 양산 통도사(주지 원산 스님)가 후원하는 이번 학술회의는 한국 전통사찰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검토하고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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