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성범죄 문제로 우리 사회가 들끓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 성폭행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가 성범죄자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보니 딸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내놓은 ‘2011년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분석’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자들은 7~12세 여자 아이들을 주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피해자도 1,300명이 넘는 수치를 보였습니다. 아동들에게 성적 흥분을 느끼는 가해 남성은 대부분 ‘소아 기호증’이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전문 용어라서 이해가 쉽지 않지만 어린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여긴다는 것은 한 마디로 정상적인 정신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건전한 문화와 상식적인 교육이 전반에 걸쳐 형성돼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날의 잘못된 교육제도와 목적만 달성되면 된다는 성과 위주 정책의 폐해가 성범죄자 증식을 불러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정보 소식지 ‘이슈와 논점-온라인 아동 음란물의 위험성과 대책’에 의하면 우리나라 아동 음란물 생산비율이 세계 6위라고 합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자괴감이 앞섭니다.

이번 성범죄 현상을 접하면서 불교에서는 성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부처님이 코삼비의 코시타동산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하루는 밧지국의 ‘우데나’왕이 핀돌라 존자를 찾아와 문안하고 이성에 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제가 뵙기에 존자님은 아직 젊고 출가한 지도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얼굴이 해맑고 마음도 편안해 보입니다. 젊은 사람은 이성에 대한 욕망이 불꽃같은데 어떻게 들짐승과 같은 마음을 순일하게 가질 수 있습니까?”

핀돌라 존자가 대답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항상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너희들은 늙은 여인을 보거든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중년의 여인을 보거든 누이나 동생으로 생각하고, 어린 처녀를 보거든 딸이라고 생각해라.’ 이렇게 하면 들짐승같은 마음을 조복받아 순일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데나’왕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래도 이성을 보면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나 탐욕이 불붙을 수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까?”
“다시 부처님은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이 몸이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뼈를 줄기로 해서 살을 바르고 엷은 가죽으로 덮었다. 그 속에는 똥, 오줌, 가래, 고름과 같은 갖가지 더러운 것이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하면 들짐승같은 욕망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러나 존자님,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그래도 이성을 보면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요?”
“그 때 부처님은 이렇게 하라고 가르치십니다. ‘모든 감각기관의 문을 굳게 지키고 그 마음을 잘 붙잡아 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눈이 어떤 대상을 보았다면 거기에 집착하지 말라. 대상에 집착하면 탐욕이 생기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항상 눈의 빛깔, 귀의 소리, 코의 향기, 혀의 맛, 몸의 촉감, 생각의 분별을 단속해야 욕망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이 가르침대로 하면 들짐승같은 마음이 사라지고 얼굴이 편안해집니다.”

여기까지 설명을 들은 왕은 매우 기뻐하며 돌아갔다<잡아함 43권 ‘빈두라경’>고 합니다.

핀돌라 존자가 전해주는 이성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 가지로 요약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도덕적 훈련에 기초합니다. 즉 이성을 볼 때 나이 든 여성은 어머니나 누님으로, 나이 어린 여성은 누이동생이나 딸로 여기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욕망이 불꽃처럼 타오른다 해도 자식이나 누이를 범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둘째는 욕망의 허망함에 대해 깨달아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천하절색의 미녀라 한들 사실 똥이 가득 들어 찬 가죽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여긴다면 타오르던 욕망은 반감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셋째는 감각기관의 문을 잘 단속해야 한다는 경계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보고 듣고 먹는 행위에 있어서 생각의 분별을 단속할 줄 알면 어떠한 욕망의 대상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성을 대할 때 도덕적 기초마저 세우지 못하므로 용납할 수 없는 성범죄가 양산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자신의 탐욕을 아동을 상대로 채우려 하는 것은 반인륜적인 행위이자 사회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성폭행은 엄밀히 말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짓밟는 행위에 다름 없습니다. 단 한 순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상대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것은 짐승보다 못한 파렴치한 짓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성범죄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려면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이같은 부처님 말씀을 일상에 널리 알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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