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름 휴가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휴가는 새 기운을 받기 위한 충전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올 한 해 후반기도 흐트러짐 없이 정진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가던 길을 끝까지 가야 새 길이 보인다.”는 중국 속담이 있습니다. 어느 한 가지 일에 매달려 성공한 사람이 다른 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새 길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새 길로 들어선 것 같지만 사실 그것은 더 험난한 길이요, 막막한 길입니다. 처음 의지를 내고 들어섰던 그 길을 포기하는 것만큼 우둔한 짓은 없습니다.  잘 못 들어선 길이 아니고서는 도중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는 일을 끝까지 해내는 각오와 의지입니다. 그래야 새로운 일이 보입니다. 더 멋진 삶이 보장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확신하지 못하므로 당장 눈앞의 성과를 따지려 합니다. 당연히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리가 없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따져 자신의 길을 바꾸려 한다면 또다시 어떤 일이든 매듭을 짓지 못하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물론 인생을 살다보면 항로를 수정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장애에 부딪혀 이를 피해가는 수단으로서의 수정이라면 그는 완주할 자격을 잃은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히려 현실의 장애를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하여 본래 목적한 바를 성취하는 자세가 사람들에게 울림이 더 큰 법입니다.

희랍의 유명한 웅변가인 데모스테네스는 본래 심한 말더듬이에다가 발음도 정확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입에 자갈을 물고 피나는 발음 연습을 한 끝에 훌륭한 웅변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명작 ‘돈키호테’의 작가인 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도 한 쪽 팔을 잃은 상이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쪽 팔을 잃은 장애는 글을 쓰고자 하는 세르반테스의 의지를 꺾지 못했습니다.

세계적인 인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윤주도 어린 나이에 입문했지만 한 번도 외도를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바둑 황제로 알려진 이창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승 조훈현으로부터 어릴 때 혹독한 훈련기간을 거치고 성장했는데 누구나 있을 법한 포기의 유혹을 그도 겪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뚝심은 훗날 그에게 ‘돌부처’라는 별명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렇듯 인생에 있어서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이들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무주(無住)의 근본에서 법을 이룬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유명세와 이름은 어디에서 나왔습니까? 어떠한 상황에서든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 낸 완주의 대가로 주어졌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이룩해 낸 목적 달성은 해와 달처럼 더욱 빛나는 법입니다.

피라미드 신전으로 유명한 마야문명은 지금도 세계인이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그러나 마야문명을 일군 마야제국의 영토가 척박하고도 황량했던 우림지역의 땅에서 일군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더욱 놀라게 됩니다. 과거 마야인들은 이런 척박한 땅에 풍요롭고 다양한 문화의 꽃을 피웠습니다. 천문학적 관찰이나 수학적 지식을 이용한 그들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나태와 포기를 몰랐던 그들의 저력이 세계의 자랑거리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성실론〉 제15권 ‘수정품(修定品)’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두 가지 법에 의지하여 더 없는 도를 얻었다. 하나는 선(善)을 좋아하여 싫어할 줄 모르고, 둘은 도를 닦되 게으르지 않았다. 〈중략〉 슬기로운 이는 필경에는 반드시 해탈해야 되는데, 만일 닦아 익히지 않으면 다시는 다른 방편이 없다. 그러므로 슬기로운 이는 힘써 닦아 익힐 것이요, 게으름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중략〉 바르게 수행하는 이는 부처님이 증명을 하시리니 ‘나는 지금 바른 행을 닦고 있으므로 반드시 얻게 될 것을 안다. 또 나는 도를 얻을 인연이 구족하다. 이른바 사람의 몸을 받아서 모든 감관이 구족하고 죄되고 복될 것을 환히 알며, 또 해탈을 믿고 있고 선지식을 만나는 등의 인연을 다 갖추었거늘 어찌하여 닦아 익힌 과보를 얻지 못하겠는가.’ 그러므로 알아라. 착한 행을 닦는 데는 정진이 으뜸이다.”

출가자에게 도의 성취가 목적이듯이 일반인에게는 목적한 바가 성취로 가는 길입니다. 여기에서 게으름과 나태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바로 이 점을 직시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시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 말씀 뒤에 “빨리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끝내 싫증 내거나 게으르지 말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것이 슬기로운 이의 처신이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전의식은 끈질긴 집념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포기를 모를 때 쌓여지는 것이 성취의 내공이며 이 내공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 성공을 안겨주는 요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용맹정진으로 내일을 다져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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