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박차 가하는 중국
정치·경제에 종교 이용
티베트 사태 반면교사 삼자

전통적 불교국가인 티베트에서 승려 및 일반 재가자들의 분신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를 비롯하여 누구나 상황을 알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주역이 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자세로 인해 어느 나라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다루려 하지 않는다. 1950년대에 티베트를 침략한 중국은 가짜 달라이 라마도 등장시켜 순수한 전통의 파괴는 물론, 티베트의 생활환경 개선 등을 선전하면서 라싸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만들었다. 티베트는 본래 자국의 영토였다고 말하는 것과 더불어 한족의 이주를 가속화시켜 티베트 문화를 지구상에서 지워버리고자 하는 철저한 티베트 말살 정책이다.

이념적으로 종교를 부정하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종교가 지닌 다양한 활용성을 인식한 후 이제는 정치경제적인 면에서 접근한다. 중국 본토에 있는 사찰의 승려들이란 정부에서 파견한 직업인에 가깝다. 이들은 국제불교학회 등에서 티베트 불교인들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배제시키고자 최선을 다한다. 종교인이라기보다는 정부 관리의 모습이다. 비록 우리는 국내로 달라이라마를 초대 한 번 못하는 초라한 모습이지만, 지금도 티베트에서는 자신들의 전통과 삶을 되찾기 위한 처절한 저항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달 초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예전에는 서역이라고 불린 지역으로서 위구르족이 주로 살고 있다. 그런데 주요도로의 교차로에는 장갑차가 서 있고, 밤이 되면 특장차 두 대가 한 조가 되어 주요 공공건물이 있는 지역을 순찰한다. 한족과 닮은 한국인은 일몰 후 거리에 나가지 말라는 경고를 들었다. 몇 년 전 위구르 독립과 관련되어 있었던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유혈사태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 있었던 위구르인들에 의한 비행기 납치 시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알려진 바와 같이 위구르 족은 이슬람교를 믿으며 한족과는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 다르다. 과거 삼장법사가 부처님 법을 구하기 위해 다녀온 실크로드의 중심 교역 지역으로서 다양한 문화의 만남이 이루어져 왔던 이곳은 지금은 석유, 가스, 그리고 희토류의 고가 광물질이 산출되는 전략적 요지가 되었다.

중국 정부가 이곳의 독립을 인정할 리 없지만, 최근 중국식 애국 교육을 거부하는 수 만명의 홍콩인들의 시위가 있었던 것처럼 위구르인들 역시 중국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교육시스템은 철저히 위구르 전통과 문화를 없애려는 작업의 일환에 불과하다고 보아 동참율은 지극히 낮다. 나날이 강력해지는 중국과 급증하는 한족의 유입 앞에서 이들 문화가 과연 언제까지 그 정체성을 유지하게 될까하는 생각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이제 우리들의 문제다. 중국은 아리랑을 자국의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하고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신청까지 했다. 또한 끈질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만리장성의 범위를 동서로 2배 이상 늘임으로써 신장위구르자치구 및 한반도가 과거 중국 영토의 일부인 양 꾸미고 있다. 중국 정부에 의한 백두산 재조명과 개발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한다. 그들에게 조선족과 한반도는 장차 티베트나 위구르 지역과 비슷한 형태로 편입 가능한 지역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티베트 예언서에 있었듯이 외세에 의해 티베트의 사원은 불살라지고 달라이 라마는 타국을 방황하게 될 것이라는 상황은 결코 타국의 일만은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티베트 사태에 침묵하는 중국불교계는 부처님 가르침보다는 국가권력을 대변하는 집단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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