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평소 꾸준한 운동이 최고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분별없는 식욕을 앞세워 뭇 짐승을 재물로 삼아 건강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니 어리석기 짝이 없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상식을 외면하고 허무맹랑한 주장에 넘어가 처신을 값싸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잘 살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옛날 화묵(和默)이라는 왕이 다스리던 나라가 있었습니다. 화묵 왕은 바라문과 무당을 섬겼고 생물을 죽여 제사지내는 것을 떳떳한 일로 삼았습니다. 왕의 어머니가 중병에 걸려 앓게 되자 왕은 무당들을 시켜 굿을 하게 하고 기도를 올리도록 했으나 병은 날로 더해만 갔습니다. 왕은 바라문들을 불러 어머니의 병이 왜 심해가는지 이유를 물었습니다. 바라문들은 “별들이 뒤섞여 음양이 고르지 않다”며 “해와 달과 별에 제사하고 백 마리의 짐승과 어린애 하나를 제물로 바쳐 빈다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왕은 이 말대로 어린애와 코끼리, 말, 소, 양 등 백 마리의 짐승을 제단으로 몰고 가도록 명령했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자비로 헤아리시고 왕 앞에 나타나 그 내력을 물으신 후 말씀하셨습니다.

“곡식을 얻으려면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 하며, 큰 부자가 되려면 널리 보시를 행해야 하며, 장수를 누리려면 큰 자비를 베풀어야 하고, 지혜를 얻으려면 배우고 물어야 합니다. 이 네 가지 일을 행할 때 그 뿌린 것에 따라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화묵 왕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크게 뉘우쳤고 병석에 있던 왕의 어머니도 환희심에 씻은 듯 몸이 나았습니다.

<법구비유경> ‘자인품(慈仁品)’에 전하는 말씀입니다.

부처님의 행적을 잘 살펴보면 우리는 상식에 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하신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쉬운 예로 부처님이 우리에게 가르침을 베푸실 때 어떠한 이적(異蹟)이나 신통, 또는 주술(呪術)로서 방편을 쓰신 경우가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 우리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잡아함 37권 ‘비뉴다라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만약 누가 나를 죽이려 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면 남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을 죽이겠는가. 만약 누가 내 물건을 훔치려 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면 남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의 물건을 훔치겠는가. 만약 누가 내 아내를 범하려 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면 남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의 아내를 범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살생하지 않고 훔치지 않고 사음하지 않는 계율을 지켜야 한다.

또 만약 누가 나를 속이려 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면 남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을 속이겠는가. 만약 누가 나와 친구를 갈라지게 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면 남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의 친구를 갈라놓겠는가. 만약 누가 나를 욕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면 남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을 욕하겠는가. 만약 누가 나에게 꾸며대는 말을 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면 남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에게 꾸며대는 말을 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거짓말하지 않고 이간질하지 않고 나쁜 말 하지 않고 꾸며대는 말 하지 않는 계율을 지켜야 한다.”

얼마나 상식적인 가르침입니까?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면 응당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니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상식에 반하는 행위는 대중의 호응을 얻기 어렵습니다. 대중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행위는 곧 기괴한 것이고 반인륜적인 내용일 것이니 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상식을 등지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말입니다. 상식은 상식으로 통합니다. 나아가 상식은 곧 민심과 통하는 것이니 민심에 이반되지 않으려거든 항상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상식은 또 불문율이자 원칙입니다. 상식이 흔들릴 때 종말론이 나오고 점괘가 힘을 얻으며 주술가가 목소리를 높이는 법입니다. 따라서 혹세무민의 논리에 유혹되거나 형이상학적 담론에 물들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역사가 존재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 사람의 상식과 원칙을 저버릴 때 인류의 역사는 불행한 결과를 부르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므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인간의 과제입니다. 반칙과 변칙적인 술수로 무엇을 이루려 하다간 패가망신 당하기 십상입니다. 상식을 저버리는 행위는 결국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식은 진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해법을 찾는 길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래가 불안하고 삶이 어려울수록 상식에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상식이 여러분을 지켜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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