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종교인의 본령도
아마추어가 참견할 일도 아니다
부처님 스님들 정치관여 금해

요즘 시중에서는 스님들이 왜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으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어떤 스님이 대권을 노리는 어떤 이의 멘토가 되어 직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심지어 신문의 1면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으니 당연한 구설이겠다. 그런가 하면 어떤 스님은 현직 대통령을 ‘쥐’에 비유하며 마음껏 글로 조롱하여 세상에 물의를 빚고 있다.

물론 세상사람들이 이런 스님들의 행태를 거론할 때에는 일방적으로 부정적으로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스님의 정치적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저런 스님도 있어야지 불교가 발전한다고 하고, 어떤 이는 그 스님의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여 반 이명박, 반 한나라당, 반 대한민국, 반자본주의 반자유민주주의 정서에 무조건 편승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불만 때문에 기성 정치권이 아니면 무조건 환영하고 지지하는 편에 서서 아무런 검증도 없이 스님을 따르겠다는 이들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스님’이라는 간판은 불자들이 되건 비불자이건 유효한 힘을 갖는 것 같다. 설마 종교인이 사람들을 해치려고 저런 소리를 하겠느냐, 탐욕도 내려놓고 성냄도 내려놓은 수도자가 나라의 정치를 이야기할 때는 깊이 중생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 저런 말을 하는 것이라는 확신에 찬 믿음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정치승들의 행태에 불신과 불쾌감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저 스님이 어떤 사람이냐? 과거에도 사회운동을 하고 북한을 돕는 일을 해왔다는데 과연 그것이 순수한 불교적 종교활동이라고 할 수 있느냐? 인도에서 최하층민들을 위해 교육사업을 벌여 막사이사이상까지 받았다는데 그런 활동이 정말 순수한 불교적 자비사상에서 나온 성과물이라 하겠느냐? 등의 무수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종교적 자비심으로 북한의 민중을 돕겠다고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북한 민중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하는 삼대세습 정권의 유지에 도움을 주고 그와 대적하는 대한민국에 해를 끼치는 이적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이 나라 사람들은 모든 것을 불신하고 흠집내고 조롱하는 것에 이골이 나서 툭하면 대통령까지 막말로 욕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북한 독재권력에 대해서는 의외로 관대하면서 그저 유토피아적 환상만 늘어놓으면 거기에 홀리는 경향도 있다. 나중에 삼수갑산이나 아오지로 갈지언정 일단 미운 정치판을 깨고 보자는 심사로 맹목적인 사회세력을 형성하기도 한다.

정치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종교인의 본령도 아니다. 정치도 그 나름의 지식과 경륜과 책임을 수반하는 분야인데 나라와 국민의 행복을 책임질만한 자질이 못되는 사람이 용훼할 일이 아니다. 아마추어인 종교인이 참견할 일은 더욱 아니다. 그래선지 부처님은 스님들의 정치관여를 아예 금하고 있다. 부처님은 〈증일아함경〉에서 분명하게 말했다. “비구들은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 대하여 칭찬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좋고 나쁨을 말하지 말라. 누구라도 선행을 하면 선의 과보를 받을 것이고, 악행을 하면 악의 과보를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 일이 아닌 나라 일을 함부로 비판하지 말라. 그것은 출가자로서 바른 행이라 할 수 없고 열반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니 부처님은 정치승을 곱게 볼 리 없고, 더욱이 대통령을 쥐에 비유하며 막말을 하는 스님을 결코 용납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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