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를 틈도 없이 한 해를 보냈는데 다시 불기 2551년의 찬란한 새해가 떠올랐다. 지난 해 불교계는 북한 사찰의 중창을 비롯하여 세계로 눈을 돌려 다양한 국제구호 활동에 동참하기도 하였다. 불교의 각 종단들도 시공을 넘나드는 안목을 갖고 괄목할만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적으로는 해결하지 못한 오랜 숙제가 가로막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포교문제이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자의 수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재까지 불교는 우리나라에서 최대종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교계가 오늘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 요인 중의 하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포교활동이 미흡한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 중 불교인구 비율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시정하지 못하면 불교의 위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어린이와 청소년포교가 활발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접근하기 쉬운 도심포교 사찰이 부족한 때문이다. 

천태종의 경우만 보면 서울지역에 위치한 사찰이 6개에 불과하다. 1,0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25개 자치구 중 6개 구에 각각 하나씩의 천태종 사찰이 위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포교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조계종을 비롯한 타종단 사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사찰 대부분이 외곽의 산중에 위치하고 있다. 소수의 도심 사찰을 제외하고는 사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을 거친 스님들이 포교에 임하는 사찰도 많이 부족하다.  

또한 신도시 지역에도 사찰이 거의 분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과천, 분당, 시흥, 안산, 일산 등의 수도권 신도시 지역에서 사격을 갖춘 사찰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은 각 지역의 신도시 지역에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각 종단이 새해부터는 포교활동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필자는 불기 2551년의 포교전략으로 소규모 불교도서관, 불교문화원, 도심포교당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시간 있을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시설이 포교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결론이다.

이제부터는 대규모 물적 자원을 투입하는 대형사찰 위주의 포교전략 보다는 사회문화 운동과 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 포교단체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불교도서관은 15세 미만의 어린이와 어머니들의 독서모임을 포교에 활용하는 것이고 이것이 발전하면 소규모로 문화와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일요법회로 발전할 수 있다. 

불교계의 포교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자세로 임하여야 한다.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제도 종교에 실망한 사람들이 신흥종교에 관심을 돌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불교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신도, 기존의 물적 토대에만 의존한다면 새로운 포교전략을 수립하기 어렵게 된다. 이미 형성된 포교자원을 바탕으로 해야 하지만 방법은 새롭게 모색하여야 한다.

  올 한해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불교,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일깨워 주는 불교, 나눔과 소통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불교로 주어진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 희망을 소규모 불교도서관 운동으로 확산시켜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응철(중앙승가대학교 포교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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