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선 국립문화재 건조물연구실장 주장


▲12월 15일 열린 황룡사 복원 기본계획 공청회.

2035년까지 3천500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황룡사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배병선 국립문화재 건조물연구실장은 12월 14일 오후 1시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국립문화재연구소 주최 ‘황룡사 복원 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오는 2035년까지의 복원사업 추진방안과 이에 따른 추진계획을 담은 ‘황룡사 복원사업의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장기 추진계획은 30년에 걸쳐 4단계로 진행되며, △종합계획 수립(2007~2010) △복원설계(2011~2017) △실물복원 및 정비(2018~2026) △역사환경 정비(2027~2035) 단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학 이외의 역사학, 인문사회학, 미술사학 등에 대한 연구계획, 승방지 정화공사, 발굴조사, 정보센터 건립 등 정비계획, 디지털복원, 모형복원 등 복원공사, 지진력에 대한 주조보강 및 유적보호 대책이 그 골자다. 배병선 실장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 3천5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 실장은 “황룡사 복원은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며 “이번 공청회에서 복원 사업의 타당성 및 추진 계획에 대해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 종합 토론자 김홍식 명지대 교수는 황룡사 복원 추진을 강력히 주장하고 “배 실장이 제시한 비용은 한강 다리 하나 놓는 것보다 적은 돈”이라며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서라도 아름답게 지어 달라”고 말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당시 자료가 부족해 복원이 불가능하며 주변 지역의 훼손 가능성으로 현재의 황룡사터가 아닌 경주의 다른 지역에 9층 목탑 조성을 검토하라”며 문화재청에 황룡사 복원에 대한 재연구를 주문했다. 반면 연구자인 김복순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는 “황룡사탑은 원 자리에 복원돼야 한다”며 “이번 복원으로 낙후돼 있는 신라사와 고대사의 연구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은 “방폐장(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추진과 도동 아파트를 지은 경주에서 문화유산을 이유로 황룡사 복원을 주장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황룡사 복원에 앞서 전문가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조화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김태식 연합뉴스 기자는 “황량한 황룡사지에서 초석을 보고 황룡사 목탑을 생각하라는 것은 역사 교육에 부당한 요구”라며 “복원은 장기적 안목으로 내다봐야 하겠지만 서두르지 말아야 하며 황룡사지에 간이전시관이라도 먼저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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