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인명 앗아간 종교 갈등
공적 영역 종교침투 경계 필요
특정종교 공적지원 추궁해야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인명을 살상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종교가 아닐까?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도수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기독교가 바로 그 주범인 것은 분명하다. 한 때 종교 내부 갈등과 전쟁으로 유럽 인구의 1/3을 죽게 한 것이 바로 기독교이다. 이슬람과의 끊임없는 갈등으로 수많은 피를 흘리게 한 것도 또한 기독교이다. 그 갈등으로 인한 피는 지금도 흐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는 자신의 역사를 통해 근본적으로 반성을 해야 한다. 다시는 신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람을 죽게 해서는 안된다는 반성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반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유럽의 종교 전쟁 역사 중 신교 측 마을 주민들을 몰살시키고 나서 “정말 신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런 짓을 해도 되는가?”하는 회의를 표명했던 구교 측 장군의 탄식은 지금도 모든 종교인의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유럽인들은 종교 간의 갈등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역사 속에 흘린 피를 통해 생생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일반 사회 영역, 특히 공적인 영역에 종교적인 것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골을 성공시키고 하는 골 세리머니가 종교적인 색채를 띄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이 피파의 규정에 있는 것은 알고 있는가? 그것을 몰라서 한국 축구 선수들은 그렇게도 자랑스럽게, 그리고 요란하게 종교적인 골 세리머니를 하는 것일까?

문제는 그런 일들을 그저 그럴 수 있다고 무덤덤하게 봐 넘기는 일반인들의 의식이 더 문제이다. 골 세리머니만 해도 그렇다. 많은 다른 종교들이 각각 자신의 종교식으로 골 세리머니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리고 그것이 종교간의 경쟁으로 불붙고, 나중에 갈등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 보라. 스포츠를 통한 국민화합이 어디 있을 수 있겠는가? 스포츠가 피의 마당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을 경우의 끔찍한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는 것이 정말로 문제인 것이다.

요즈음 개신교도들의 어이없는 행태, 정말 어이가 멀리도 외출한 듯한 행태에 대해서 많은 불자들이 분노를 느끼고, 이제는 정말 이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그런 극단적인 예에만 감정적으로 반응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는 다시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나 버리고 만다. 정말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공(公)이라는 이름을 쓰고 선교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이야말로 가장 심각하고도 근본적인 문제이다. 정장식 전 포항시장을 비롯한 많은 공직자들의 몰상식한 행태 등에서 그런 일들이 일부 표면화 되었지만, 숨겨져 있는 문제는 더 많다. 많은 지자체와 국가에서 운영하는 합창단들이 거의 선교음악으로 발표회를 가진다든가 하는 일들도 그런 예들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가 낸 세금이 특정 종교를 위한 것으로 쓰여지는 사태, 이러한 일들에 대하여는 불자를 넘어 온 국민의 이름으로 책임을 묻고 단죄를 해야 한다. 절대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모든 종단들이 이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엄하게 정부와 지자체를 추궁해야 한다. 협상이나 타협이 불가능한 문제라는 인식을 끝까지, 그리고 근본적으로 추궁해야 한다. 그것이 이 땅에 종교로 인해 피가 흐르는 것을 예방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