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밟기 치졸한 공격적 선교
신앙 본거지 유린당한 불교
타종교 망동 대처방안 필요

지난달 말께 인터넷 신문을 보다가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서울 봉은사에 한 개신교단체 소속원들이 들어와 부처님을 모셔놓은 대웅전에서 자기들 식으로 기도를 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방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봉은사가 어제 오늘 생긴 절도 아니고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이 정책기조인 조선왕조시대에도 엄연히 존립했던 절인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의 헌법 하에서 개신교인들이 어떻게 해서 불교사찰의 존립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필경 작금의 대한민국 정부의 종교정책이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는 뜻이고, 이땅에 사는 개신교인들이 무엇인가 크게 잘못된 관념과 행태로 충만해있다는 뜻이겠다. 더 깊이 생각하자면 근래 한국의 불교인들이 자신의 신앙마저 위협당할 정도로 어지간히 무능력하고 무지하다는 뜻도 되겠다. 아니면 자신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남은 그렇게 보지않고 바보취급을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고 힘이 빠져있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어떤 이유가 맞는 것이건 간에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할 것이다. 불교인들이 좋은 것이 좋다고 관용과 이해로 지내다보니 이제 자기 신앙의 본거지마저 타종교인 들에게 빼앗기고 부처님의 전당이 유린되는 것을 구경만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몰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사태를 보도매체들이 ‘땅밟기’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도 다분히 그런 뉘앙스가 강하다.

‘땅밟기’라는 말은 아마도 ‘지신밟기’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한다. 원래 지신밟기는 그 땅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자신과 이웃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주인이 주도하는 지신밟기라면 당연히 그런 의미가 강조되는 행사일 터이다. 하지만 주인이 아닌 객이 남의 땅에 들어와 지신밟기를 한다면 이는 노골적으로 땅빼앗기와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이 분명하다. 부처님과 보살님들과 여러 천신까지 ‘악귀’로 치부하고 몰아내겠다는 악의가 그들의 마음가운데 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강남의 노른자위 땅에 절이 존재하는 것’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저들이니 그 행태의 본질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하기야 개신교인들은 타종교를 ‘우상숭배’라고하고 타종교의 성직자를 ‘마귀’로 치부하는 상황이니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하겠다.

이렇게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개신교인들이 무지몽매하고 몰상식한 신앙으로 국내에서 말썽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들은 미얀마에서도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이른바 ‘미얀마 땅밟기’다.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 집밖에서도 샌다’고 이들 개신교인들이 외국에 나가서도 똑같은 말썽을 부리고 있다. 전도를 한다든가 의료봉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외국에 진출하는 것을 누가 탓하겠는가. 단지 그 목적이 훌륭하더라도 그들이 선교행사의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천하가 다 알다시피 미얀마는 불교국가인데 어쩌자고 불교사원에 들어가 개신교식 예배를 했다고 그것을 자랑삼아 비디오를 만들어 광고하는지 참으로 후안무치라 할 것이다.

지각있는 개신교인들이 이런 자신들의 잘못을 빨리 고치도록 노력해야겠지만 불교인들도 자기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타종교인들의 망동에 분명하게 대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 같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 정부의 종교편향이 시급하게 또 분명하게 청산되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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