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도산 종의회의장

불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나라의 최대명절 추석을 맞아 고향길 잘 다녀오셨는지요.
추석을 쇤 이후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건강에 특별히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아함경》에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하루는 얼굴이 단정하고 행동이 기품 있어 보이는 한 재가자가 부처님을 찾아와 가르침을 구했다.

“부처님! 사람은 어떻게 해야 명예를 얻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재물을 얻을 수 있습니까? 또 어떻게 하면 덕망이 높아지고, 어떻게 하면 좋은 벗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명예를 얻고자 한다면 계율을 지키시오. 재물을 얻고자 한다면 보시를 행하시오. 덕망이 높아지고자 한다면 진실한 삶을 살고, 좋은 벗을 얻고자 한다면 먼저 자비를 베푸시오. 그러면 그대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에 그 재가자는 기쁜 얼굴로 돌아갔다.  《잡아함》 48권 1282경 〈명칭경〉

부처님은 사람의 귀천(貴賤)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하느냐에 따라 귀천이 결정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자신에게 엄격하며 남에게 선한 일을 베풀면 그가 곧 귀한 사람이 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남에게 해코지 하는 사람은 손가락질 받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일러 ‘천하다’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부터 불조의 가르침을 높이 받들어 실천하는 사람은 오직 세상 사람들의 이로움을 위해 자신과 자신의 에너지를 연소시키는데 몰두해 왔습니다.

但得本莫愁末(단득본막수말)이니 如淨瑠璃含寶月(여정유리함보월)이고
旣能解此如意珠(기능해차여의주)하니 自利利他終不竭(자리이타종불갈)이로다.
근본만 얻을 뿐 끝은 근심치 말지니 마치 깨끗한 유리가 보배 달을 머금음과 같고
이미 이 여의주를 알았으니 나와 남을 이롭게 하여 다함이 없도다.

무릇 진정한 수행인은 중생의 마음을 읽을 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을 해결하는데 주력하지 곁가지나 끝은 굳이 근심하지 않습니다. 여의주란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구슬’인 바 수행인은 여의주를 항상 옳게 수용하여 쓸 줄 앎으로써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모두 수행의 힘에서 나옵니다.

수행에는 여러 가지 내용과 수단과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나눔[布施]의 수행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덕목입니다.

경전에서는 나눔의 공덕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얼굴이 단정하게 생긴 사람이 부처님을 찾아와 보시의 공덕에 대해 여쭈었다.

“부처님! 저는 보시에 대해 묻고자 합니다. 무엇을 보시해야 큰 힘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단정한 얼굴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편안함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밝은 눈을 얻을 수 있는지요. 또 어떻게 해야 모든 것을 보시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은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큰 힘을 얻고자 한다면 음식을 나누어 주라. 단정한 얼굴을 얻고자 한다면 의복을 나누어 주라. 안락을 바란다면 수레를 보시하고, 밝은 눈을 얻고자 한다면 등불을 보시하라. 또한 모든 것을 보시했다고 말하려면 무엇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다. 아울러 진리를 중생에게 가르쳐 주면 그것이야말로 보시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보시라 할 것이다.”
 《잡아함》 36권 998경 〈시하득대력경〉

우리가 일상에서 나눔의 수행을 펼친다면 보다 아름다운 인간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도 함께 생각해 볼 대목이 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남 몰래 선행을 펼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의 말씀에 의하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가르쳐 낱낱이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나눔도 동참자가 많을수록 좋고 동참자가 늘면 늘수록 더 신바람이 나는 것입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몸 하나 의지할 데 없이 추위에 떨어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우리 불자들이 불심을 나누는데 함께 힘을 보탠다면 보다 많은 불우한 이들이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불자의 명예를 높이는 일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울러 나눔을 통해 나의 삶도 함께 즐거워지는 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나눔은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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