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인간 도리
무시하는 작금의 세태
부처님 가르침서 해법 찾자

요즘 우리 사회는 공정한 사회란 화두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인간의 도리를 마치 특별한 일인양 떠들어대고 있어 부끄럽다. 공정하다는 것은 법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자연히 마음에서 우러나와 당연히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 된다. 아니나 다를까. 외교통상부 유명환 장관의 딸 특채 사건이 터졌고 국민의 질타에 유장관은 결국 장관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 후 우리나라 지도층의 권력을 이용한 특채와 성적조작 사건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권력을 이용해서 특혜를 누리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외교통상부가 유장관의 딸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건만 장애인 고용을 위해서는 전혀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부 부처별 장애인공무원 고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외교통상부의 장애인고용율은 0.84%로 정부 부처 가운데 꼴찌이다.

장애인의무고용율이 3%이고 중앙행정기관의 평균 장애인고용율이 2.35%인 것을 생각을 보면 외교통상부의 장애인고용율 0.84%는 너무나 저조해서 외교통상부가 장애인고용에 전혀 의지가 없고 장애인 고용을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외교통상부 유장관은 장애인고용이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장애인에게 취업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불공정한 일이다. 그는 이렇듯 불공정한 사람이었다. 만약 공정한 사람 같았으면 딸이 당당하게 자기 실력으로 외교통상부에 취직을 하도록 가르쳤을 것이다. 딸의 고용을 위해 원칙을 어겨가면서까지 무리수를 두지 않았을 것이다.

공정하지 못하면 불만이 쌓이게 된다. 그 불만이 터지면 사회 혼란이 일어난다. 이런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서둘러 공정한 사회를 선언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정토가 바로 공정한 사회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들이 평등하다고 했다. 부처님은 심지어 부처님과 중생도 평등하다고 했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평등하기 때문에 차별이 없는 공평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토는 투명하다. 투명하다는 것은 의혹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의혹에서 비롯되었다. 특채 과정에 의혹이 생겼기 때문에 여론이 악화되었고 결국 그 의혹을 파헤치게 되었다.
만약 투명하다면 정직해지고 원칙에 따라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의혹이 생기질 않는다.

평등하고 투명한 정토가 바로 공정한 사회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 나는 해도 되고 너는 하면 안되고, 나는 옳고 너는 옳지 않고, 나는 능력이 있고 너는 능력이 없고. 이렇게 모든 것을 나를 중심으로 재단을 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소통을 하지 못해 부패하고 있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인연법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억지로 결과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하면 결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없다. 공정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그 패러다임을 불교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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