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지난달 24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KCRP의 20주년 나이테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기구에는 불교 · 개신교 · 가톨릭 · 원불교 · 유교 · 천도교 · 민족종교 등 7대 종교가 참여하고 있다. 가히 한국의 종교를 총망라한 한국 종교의 ‘얼굴'이라 할 만하다. KCRP는 그동안 종교 간 이해와 대화를 넘어 생명운동 · 남북교류 · 국제교류 등의 사업에 나름의 역할을 해 왔다.

이제 KCRP는 20년 활동을 통해서 얻은 소중한 결실들을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에너지로 분출시켜야 한다. 회원들의 종단과 신앙은 서로 달라도 민족의 한 구성으로서의 사명과 책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우선 당면 과제의 하나로 북핵사태와 통일 문제를 푸는 데 기구의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 문제는 단순한 정교 분리의 원칙에 속하는 정치 문제가 아니다. 민족의 운명과 직결된 종교를 초월한 국가적, 인류적 과제다. 따라서 KCRP는 종교의 현명한 지혜를 동원해 이 과제를 해결하고 민족의 번영과 평화를 확보함으로써 종교의 세속적 존재 의의를 새롭게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줘야 한다.

다음은 생명운동의 지평을 넓혀 인간 존엄성을 거듭 일깨우고 평안한 죽음까지도 포함하는 임종 포교와 선교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KCRP가 공허한 구호 보다는 실다운 실천이 절실히 요구되는 많은 것을 상실한 오늘의 세태를 수술해 회복시켜주는 명의(名醫)로 거듭 나기를 고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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