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행동, 탐욕·분노 기인
사회 불안·도덕 아노미 연계돼
불교계, 치유 프로그램 개발해야

최근 인터넷에 중독된 부모가 갓난아이를 굶겨 죽게 한 사건이 많은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또한 어린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슬픔에 빠졌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가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중독성이다. 즉 인터넷 게임과 성도착적 중독이 돌이킬 수 없는 악행을 유발한 것이다.

두 사건은 전혀 별개의 현상으로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과도한 욕망을 억제하지 못한 어리석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욕망은 ‘동기의 실현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억제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욕망을 억제시키려면 사회의 도덕이나 법, 그리고 종교적 가르침 등 여러 가지가 동시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의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고 계속 중독에 빠졌다. 본래 중독은 음식이나 약물의 독성 때문에 생체가 기능 장애나 비정상적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인터넷이나 성도착적 중독은 스스로 절제하지 못하는 과도한 욕망에서 기인하는 정신적 문제이다. 그리고 도덕이나 종교도 이들의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였다.

《아함경》에서 부처님은 “욕망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니, 욕망이란 적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적에게 잠시라도 기회를 주면 결국에는 파멸을 불러오듯이 마음속에 일어나는 욕망도 처음에는 보잘 것 없어도 그 욕망을 억제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게 되면 결국은 큰 파멸을 불러오고야 마는 것이다”라고 경계하신 바 있다.

이렇듯 욕망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억제하지 못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큰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욕망에 중독되지 않도록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 욕망에 중독되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개인의 욕망을 억제시킬 수 있는 사회적 방어기제가 필요한 것이다.

대부분의 어리석은 행동은 탐욕과 분노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의 불행과 악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우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결국 사회적 불안과 도덕적 아노미 현상으로 연계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심리적 전염성이 강해서 모방이나 유사 사건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욕망은 음식 속의 독과 같고, 피부에 생긴 옴과 같은 것이며, 독사와 같고 날벼락과 같은 것이어서 멀리하고 두려워해야만 한다”라고 설했다. 그리고 “연잎에 물방울이 떨어지면 즉시 굴러 떨어뜨리듯이 욕망이 일어나면 잠시라도 마음에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쫓아 버려야 한다. 그러자면 언제나 사색과 명상에 힘써야 할 것이다”라고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중독성의 치유는 당사자가 문제점을 인정하고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스스로 못하면 주변에서라도 자각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통제를 가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한번 욕망으로 타오르는 불을 끄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온 세상이 그런 욕망을 부추긴다면 더욱 벗어나기 어렵다.

불교계의 각 사찰에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정신적 중독성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각종 신행활동을 통해서 자가 치유가 될 수 있는 문화와 수행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 유사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연계시켜 중독성 있는 욕망의 불을 끌 수 있도록 집단치유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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