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문제는 ‘졸속성’
전문가 검토·국민 지지 필수
단순 반대 아닌 본질 따져야

4대강(四大江) 살리기 사업 문제는 세종시의 문제보다도 더 근본적인 문제일 것이다. 우리 국토의 가장 중요한 젖줄이라 할 수 있는 4대강에 손을 대는 것이니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느냐, 어떻게 건설하느냐 하는 문제보다 훨씬 더 후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요, 또 자연이란 한 번 손대면 그것을 되돌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렇다고 세종시의 문제가 작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국가의 신뢰성 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가 그 속에 놓여 있다. 이 문제가 잘못 해결되면 지역 간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질 것이요, 앞으로의 국가 운영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것이다.

불교계에서도 이 4대강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고, 그 전반적인 분위기는 반대의 입장인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4대강 살리기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를 하는 측의 주장이 날카롭게 부딪치기는 하는데, 무언가 근본적인 점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4대강을 살리자!”

여기에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는가? 우리의 젖줄인 4대강을 정말 아름답고 또 효용성 있게 살리자는 데는 누가 반대를 할 것인가? 문제는 어떻게 살리느냐일 것이다. 그러니까 우선 ‘4대강 살리기’에는 모두 찬성이라는 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4대강을 살리는 것인가에 대하여 논의를 한다는 입장에 서야 한다.

그렇게 일단 정리를 하고 보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문제는 바로 ‘졸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반대의 논점은 4대강을 살리자는 문제가 아니라 바로 그 졸속성을 지적하는 데 집중되어야 옳다. 이렇게 중차대한 문제를 왜 이리 서두르는가? 왜 이리 단기간에 끝내려 하는가?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 정치의 속성상 언제 그 일이 되겠냐고? 그렇게 말할 일이 아니다. 4대강 살리기 정도의 큰 문제라면 아무리 늦어도 졸속하게 처리되어 두고두고 후회를 하는 것보다 낫다. 정말 국민적인 공감대와 합의가 이루어진 다음에 시작하는 것이 옳다. 그러는 가운데 가장 원만하고도 안전한 길을 찾는 것이 옳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를 통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 다음에 실행해야 할 일이다.

그냥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한다고 하면, 마치 반대를 위한 반대처럼 들리기 쉽다. 이제는 차라리 모든 반대운동들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찬성한다고 선언을 하면 어떨까? 그리고 문제의 본질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10년에 걸쳐서 하자든지, 20년에 걸쳐서 하자든지 하는 쪽으로 논의의 축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한다고 꾸짖는 분도 있을 듯하지만, 이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냥 찬성과 반대라는 외적인 현상만을 놓고 보면 많은 국민들은 문제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또한 확고한 시행의 의지를 지닌 정부 측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몰아붙이기도 좋다. 근본적인 반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가 드러난다.

반대와 찬성 의견이 너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오히려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이런 글도 무차별적으로 반대의 진영으로 몰아붙여버릴 것이 분명한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이 문제이다.

성태용
우리는선우 이사장·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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