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외국인 숙소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시작된 템플스테이가 벌써 햇수로 9년째에 접어들었다. 외형도 엄청 커졌고, 내실도 많이 다졌다. 2002년 33개 사찰에서 1,000여 명의 외국인을 처음 절 손님으로 모신 이래 2009년 현재는 100여개 사찰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참여 인원은 누계 40여 만 명(외국인 6만 명, 내국인 34만 명)에 달한다. 템플스테이 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단도 새로 생겨 사업을 총괄하고 개개 사찰을 지원하고 있다. 2002년 국립국어원에서는 ‘2002년 新語’라는 보도 자료에서 템플스테이(Templestay)라는 말이 사회 현상적 용어로 사용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템플스테이의 성공은 유림에도 큰 영향을 미쳐 ‘향교-서원 스테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촉발하기도 하였다.

템플스테이 발전의 외적 요인으로는 세계적인 불교 및 명상 트렌드, 참살이(웰빙)문화의 확산, 주5일 근무로 인한 여가시간 확대, 체험 중심의 여가문화 트렌드, 생태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고조(에코 관광) 등 문화 전반의 환경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또한 불교 내적으로는 수행프로그램에 대한 재인식과 수요자 중심의 재미있는 수행프로그램 개발 노력, 개별사찰마다 특성화된 프로그램의 개발 등이 좋은 성장 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사업의 주 발전 요인으로는 ‘수요자 중심의 사고전환’을 꼽을 수 있다. 기존의 불교수련프로그램과 탬플스테이는 외형적으로 사찰에서 숙식을 하면서 사찰생활을 익히고 수련을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러나 기존의 불교수련프로그램은 불자들만의 전유물이 된 반면에 템플스테이는 불자 아닌 일반인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대중적 체험형 문화관광프로그램으로 성장하였다. 이는 템플스테이 사업이 불교내적인 신앙행위를 넘어 국민적인 대중문화체험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이라고 하겠다.

과다한 국가지원 탈피
프로그램 심화ㆍ다양화 통해
국민적 대중문화 이끌어야

그러나 이런 성장 이면에는 몇 가지 극복해야 할 한계가 있다. 먼저 국가지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다.

2002-2009년 국가 지원액은 총 580억 원(관광기금 지원액 550억 원 포함)이다. 이는 대부분 시설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되었다. 또 향후 5년간 800여 억 원의 지원이 예정되어 있다. 물론 이는 전통사찰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지닌 불교계와 국가의 문화관광 정책이 절묘하게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국가지원 의존은 결국 불교계의 자생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시설이 확보된 후에는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의 질적 향상만이 템플스테이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해 줄 것이다.

두번째로는 프로그램의 확일성이다. 예불, 참선, 발우공양 등은 어느 사찰에서나 마찬가지다. 물론 이외에도 사찰별로 위에서 예시한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지만, 이로는 부족하다. 심화프로그램의 개발, 지역문화나 축제와의 연대 등 프로그램의 다양화, 심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 참여 인원을 부처님 세계로 인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현재 사업의 성공이 포교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에 가능한 측면이 있지만, 불교의 최종 목표는 불국토 건설이다. 참여 대중을 불법으로 인도하는 조심스럽고 세련된 프로그램의 개발도 필요하다. 물론 이에는 당연 한국 불교 전체의 건강성이 전제된다 하겠다.

진 철 승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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