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세기경 인도에 두 명의 임금이 있었다. 왕들의 이름은 ‘아라카파’와 ‘베타지바카’였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같은 스승 아래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왕이 된 후에도 친하게 지냈다. 두 왕은 세간의 무상(無常)함을 싫어해 훗날 출가하기로 약속했고, 왕위를 물려준 후 히말라야에 들어가 각기 다른 산에서 수행을 했다. 그리고 보름에 한 번씩 불로 신호를 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다.어느 날 아라카파왕이 불로 신호를 보냈지만, 베타지바카왕이 머무는 산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았다. 다시 약속한 보름이 되었을 때도 연기는 오르지 않았다
인체의 자연치유력이 저하되어, 사계절에 걸쳐 남녀노소 구분 없이 비염이 유행하고 있다. 또 공기오염과 미세먼지 등이 심해지면서, 코를 비롯한 호흡기 건강에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의학에서 코는 허공의 천기(天氣)와 통하는 호흡 기능의 첨병으로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여 신통한 화로라는 뜻에서 ‘신로(神盧)’라고 부른다. 안으로 폐장과 연결되어 호흡과 향취(香臭)를 담당하므로 코의 건강을 통하여 폐장을 포함한 호흡기의 전반적인 상태를 진단할 수 있으며, 코의 상태를 통하여 여러 가지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다.그 중에
‘중생 보듬는 눈·귀 갖겠다’불순 왕자 서원에서 비롯사람으로 태어나기란 아주 커다란 행운이요 그보다 더 큰 행운은 부처님이 살아계시는 시절에 태어나서 가르침을 직접 듣고, 출가 수행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관세음보살님이 딱 그랬습니다. 이 행운을 전부 다 누린 분이지요. 그런데 부처님을 따라 수행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그대는 장차 부처가 될 것이다.”라는 예언까지 들었습니다. 심지어 “그대의 이름을 관세음으로 하리라.”는 말씀까지 들었을 정도입니다. 굉장하지 않습니까?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 이 세상
코살라국은 마가다국과 함께 인도 대륙의 남북을 가르는 맹주였다. 영토를 확장해가던 국왕 마하꼬살라는 남부를 차지한 경쟁자인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에게 자신의 딸 웨데히를 시집보내며 정치적 동맹을 맺었다. 그는 딸의 지참금으로 비단 산지인 카시(Kashī, 현재의 바라나시)를 빔비사라왕에게 주었다. 그리고 빔비사라왕의 누이를 자신의 아들 파세나디와 혼인시켰다.파세나디가 왕위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복형제들을 살육했고, 왕권강화를 위해 신하들을 죽였으며, 그 과정에서 숱한 살해 위협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
3월이란 계절을 생각하니 마침 떠오르는 책이 있다. 장 지오노(1895~1970)의 이다. 꽤 여러 해 전에 읽어서 책을 찾기 위해 서가를 뒤져봤으나 안 보였다. 아하, 누구에게 빌려 주었나본데 기억을 못하겠다. 나무를 심는 계절을 앞두었으니 이 책이 적당한데, 다시 살 수밖에.차를 몰고 60km를 달려 서울 교보문고로 갔더니 재고가 바닥났단다. 그래서 주문을 하고 며칠을 기다려서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반가웠다. 이 반가움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책이 스테디셀러가 됐을 정도로 인기가 있어서 그 큰 서점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현대물리학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물리학자다. 그는 ‘미래의 종교는 그 교리가 과학적으로 뒷받침되고 과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고, 이러한 종교를 ‘우주적 종교(cosmic religion)’라고 불렀다. 우주적 종교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직관하는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아인슈타인은 이 감정을 특별히 ‘우주 종교적 감정(cosmic religious feeling)’이라고
미륵불(彌勒佛)이 미래에 오실 부처님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안다. 지금은 도솔천에서 미륵보살의 모습으로 수행을 하고 계신다. 즉, 현재는 보살의 상태이다. 미륵은 범어 ‘마이뜨레야(Maitreya)’의 음역이고, 자씨(慈氏)로 한역된다. 우리가 사랑을 언급할 때 ‘자비’ 또는 ‘대자대비’라고 하는데, 이때 자비의 ‘자(慈)’는 미륵보살을 지칭하고, 중생을 연민하는 ‘비(悲)’는 관세음보살을 지칭한다. 현재 관세음보살을 부를 때 명호 앞에 ‘대자대비’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자비’의 어원을 감안할 때, 대자대비 역시 미륵보살과 관세음
육근이 여러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려면, 마음공부와 함께 육근이 건강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신체기관인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는 생체의 정기(精氣)에서 비롯된다. 정기가 없으면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지각할 수 없다. 또 이목구비(耳目口鼻)와 혀는 얼굴의 오관(五官)으로, 우리 몸 안의 오장(五臟)과 직결되므로 양생(養生)에서 매우 중요하다.귀는 몸의 창문이고, 눈은 거울과 같다.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흐려지고, 듣는 것이 너무 많으면 창문이 닫힌다. 귀와 눈으로 밝게 꿰뚫어 보고 듣는 힘은 몸의 입장에
불교교리의 핵심만을 골라 쓴 경전이라는 뜻에서 ‘심경(心境, Heart Sutra)’이라고 부르는 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 오온이 공(空, Śūnyatā)한 것을 비추어보고, 온갖 고통과 재액에서 벗어났느니라[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반야심경의 첫머리‘공’은 미묘한 뜻을 갖고 있으나, 일차적인 뜻은 ‘없음’이다. ‘없음’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일체 사물에 실체(實體)가 없다.’는 뜻이다. ‘실체’란 ‘다른 사물과 구분되는 성질을 가진
지속 관리 통한 예방이 최선불교는 육근(六根), 즉 안의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외부 경계를 받아들이고 인식하는 기관으로 본다. 즉, 주체성은 없으나 본래 마음의 ‘굴림’ 역할을 충실히 따르는 대행기관으로 본다. 한의학에서 이목구비(耳目口鼻)는 밖으로 하늘의 기운과 통하고, 안으로 생명의 핵심인 오장(五臟)과 직접 연계하므로, 양생(養生)에서 으뜸으로 여기는 소중한 기관이다. 눈은 간장, 혀는 심장, 입은 비장, 코는 폐장, 귀는 신장과 기능적으로 연결되므로, 얼굴의 눈 · 혀 ·
선재동자에게 깨달음의 길 알려주려고사방이 어둑한 가운데 저 멀리 하늘에 두둥실 달이 떴습니다. 달빛이 은은하게 쏟아져 내립니다. 달빛 속에서 환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이가 있으니, 관세음보살님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의 모습을 보자면, 세상 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차려 입었습니다. 목에는 아름다운 보석목걸이를 걸었고, 머리에는 화려한 관을 쓰고 계십니다. 눈부시게 화려한 차림새 위에 날아갈 듯 가벼운 너울을 쓰고 계십니다. 하늘의 달빛이 그 하얀 너울에 반사되어 화사함을 더합니다. 지금 이곳은 보타락가산. 어둠이
지옥중생을 교화하고자 지옥 문전을 떠나지 않으시고 천 줄기, 만 줄기 눈물을 흘리시는 지장보살. 이보다 더 거룩한 이야기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지장보살본원경〉을 보면 문수보살이 “지장보살이 자신의 성불을 미루고 십지보살에 머물면서 교화한 중생의 숫자를 나의 지혜로도 셀 수 없다.”고 말하면서 부처님께 지장보살이 과거세에 지은 공덕을 말씀해주시길 청한다.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설하신다.“지장보살이 십지과위를 증득한 이래 교화한 이의 숫자는 항하사수보다 많다. 하물며, 성문이나 벽지불로 있을 때의 일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장
고사(固辭)의 마음이 있었지만 얼결에 수락을 하다 보니,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로 설렘도 있다. 나는 문학을 공부한 후 아나운서가 되어 방송을 하고, 때로 글을 쓰고 살아왔다. 하지만 주로 남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있었을 뿐 평론을 하거나 분석을 해 본 적은 없다. 또한 불자로 살아왔지만 기회가 닿아 두어 해 동안 새벽잠에서 깨어 서너 번 〈묘법연화경〉과 〈한글 팔만대장경〉을 소리 내어 읽었던 적 외엔 부처님 말씀을 깊이 공부한 적도 없다. 그런데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연속으로 읽어 드리려니 이 또한 걱정이 앞
어떤 대상을 찬탄하고 그 대상에 예경하는 행위는 그 대상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신뢰의 표현이다. 특정 대상에 존경과 신뢰를 가지려면 가장 먼저 그 대상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호에 살펴보고자 하는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과 더불어 한국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불보살님이라 할 수 있다. 불교를 신앙하지 않는 사람도 그 명호를 들어보았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다.그런데 막상 ‘관세음보살이 누구인가?’하고 물으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절에 오래 다닌 불자도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나 조석
백성의 편에서 구상한 화폐 주조의천 스님은 송나라에 머물 때 불교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의 실물 경제도 유심히 관찰해 고려의 대표적인 화폐인 해동통보(海東通寶)를 유통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당시 송나라의 수도인 개봉을 비롯해 여러 도시와 항구를 방문하면서 사람들이 화폐를 매개로 물건을 매매하는 모습은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참으로 신기하구나.”어느 날 의천 스님이 인파로 북적이는 개봉의 시장거리를 유심히 관찰하며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다. 곁에서 수행하던 제자 수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스님, 무엇을 보셨기에 신기하다고
“인류 넘어설 인공지능 대비책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 공유”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1973년생으로 스웨덴의 철학자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교수이자,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 소장이다. 2005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미래학자, 엔지니어, 경제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인류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측 · 연구하는 곳이다.그는 미국의 외교전문지가 선정한 ‘세계 지성 100인’에 두 차례나 이름을 올렸는데, 철학자로
왕꽃우물 광장 건널목을 지납니다.9월입니다.가혹했던 여름 폭염의 흔적은 기억을 잃어버린 듯 하늘 높이 뭉게구름 둥실 띄운 채, 아무렇지도 않게 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져 버렸네요.건들건들 부는 가을 건들바람에 살살이 꽃이 흔들리고 있어요.광장에 들어서자 재즈바이올린 소리가 점점 가까워집니다.Les Feuilles mortes 枯葉 가을이면 어김없이 들리는 샹송이죠.“나를 사랑했던 당신, 당신을 사랑했던 나, 그러나 삶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갈라놓아요.”자크 프레베르의 시에 조세프 코스마가 곡을 붙인 노래로 영어제목으로 Autumn Le
‘관세음의 노래’는 법정 스님 작사‘산은 산 물은 물이로다’는 성철 스님 법어에중앙대 박이제 교수가 곡 붙여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기상청의 온도계는 기록 갱신을 이어갔고, 낮밤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는 많은 이들을 힘들게 했다. 100여 년 만의 더위라 했던가? 모두들 사는 게 어렵고 팍팍하다는 요즘, 날씨마저 심술을 부렸으니, 지난 여름은 정말 ‘고약한 여름’이었음에 틀림없다. 고약한 여름은 날씨만 그런 게 아니었다. 불교계의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 소식들도 푹푹 찌는 무더위와 함께 모두의 마
불교 집안에서 왕왕 회자되는 말에는 촌철살인의 맛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노는 입에 염불하라.’는 말이다. 이때의 염불 念佛은 부처님을 기억하고 상념 想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기억하고 생각하며 마음에 떠올리는, 염불의 대상이 되는 부처님은 누구일까? 그냥 부처님이라고 해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답도 아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어떤 부처님을 언급하려는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바로 아미타부처님이다. 염불은 보편적인 부처님을 마음속에서 일으키는 것이라고만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염불과 오늘
목판 인쇄, 대장경으로 빛나다의천 스님이 한국불교사에 남긴 업적은 여러 가지이다. 그 중에서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업적은 이 땅에 천태종을 창종한 점과 함께 교장 敎藏의 결집을 들 수 있다. 교장은 기존 대장경을 구성하는 경율론 삼장에 장소 章疏, 다시 말해 주석서들을 집대성해 만든 하나의 장[一藏]을 가리킨다.알려져 있듯이 고려시대에는 두 차례 대장경 판각이 있었다. 모두 외침에 대응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불력 佛力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도에서 판각불사를 하게 되었다.1010년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