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사찰은 저마다 고귀한 빛을 지니고 있다. 전통사찰에는 저마다 한 그루 노거수가, 건축이, 꽃살문이나 불단 같은 목조각이, 단청장엄이, 불상과 불화 등이 두루 침잠해 있다. 국보와 보물이 아니더라도 오래된 절집에는 고귀한 명작들이 고요하게 빛나고 있다.책에서 저자는 역사와 이야기로 탄생한 작품들을 ‘명작’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꼽은 ‘명작’ 스물 세 곳에는 ‘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처럼 비교적 익숙한 작품들도 있다.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나 양산
사찰의 ‘후원(後園)’은 좁은 의미로 부엌을 뜻하는 ‘공양간(供養間)’과 같은 말로 사용되지만, 대방·식당·곳간·장독·우물 등 식생활이 이뤄지는 영역을 포괄한 개념이다. 후원의 문화는 승가의 일상을 살필 수 있는 무형의 문화지만, 전승 양상을 포착해 기록·연구하기가 쉽지 않다.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이 수행자의 입체적인 삶이 담긴 사찰의 후원 문화를 조명, 이를 학문적으로 정립한 책을 출간했다.문화의 지속과 변화는 사찰의 식생활에도 적용되기 마련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식량의 공급 방식과 후원 구조가 변화됐으며, 음식 담당 소임이
석가모니가 입적하고 남긴 신골인 사리는 제자와 신도에게 살아있는 석가모니와 다름없었다. 석가모니는 열반 후 제자와 신도들이 마음에 새겨야할 만한 가르침을 남겨주었는데, 부처님의 순수한 정신이 응고해 생긴 결정체인 사리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석가모니가 열반해 부처로 승화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를 불사리라 부르며 마치 생전의 그를 대하듯 각별하게 존숭했다.이 사리는 처음에 8개의 탑 안에 두어져 몇 백 년을 모셔져 있다가, 인도 아소카왕이 이를 꺼내 84,000개로 나눈 다음 인도를 비롯해 동아시아 전역으로 보냈다. 세상에 석가모
일체 중생의 마음에는 불성(佛性)이 있다. 불성은 ‘부처가 될 수 있는 근본 성품’이다. 이 불성과 유사한 개념이 ‘여래장(如來藏)’이다. 여래장은 ‘인간은 불성을 갖추고 있어서 모든 사람은 여래(부처)가 될 수 있다.’는 사상이다.인간 마음의 본성을 주제로 다룬 근본 경전을 ‘여래장 삼부경(三部經)’이라 한다. 여래장 삼부경은 〈여래장경(如來藏經)〉·〈부증불감경(不增不減經)〉·〈승만경(勝鬘經)〉이다.〈여래장경〉은 여래장을 설명한 최초의 경전이다. 이 경전은 붓다가 성도한 지 10년 후 영취산에서 설법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이
제3대 달라이라마 소남갸초(1543∼1588)의 저서인 〈황금 정련의 요체〉는 티베트 라마교 거루파(格魯派)의 창시자 총카파(Tsongkhapa, 1357~1419)가 저술한 〈보리도차제론(菩提道次第論)〉의 주석서다. 총 23장으로 구성된 짧은 주석서로, 수세기에 걸쳐 대중의 사랑을 받는 책으로 자리매김했다. 제14대 달라이라마 텐진갸초가 함축적인 〈황금 정련의 요체〉의 주요 내용을 대중이 알기 쉽게 강설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보리도차제론〉은 수행자를 근기에 따라 세 종류로 나누고, 각 종류에 맞는 깨달음을 위한 수행 방
보통 ‘본성’이란 어떤 것의 본래적 성품으로, 각각의 것들을 바로 그것이게끔 하는 특성을 말한다.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므로, 인간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본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불가결하다.〈본성, 개념인가 실재인가〉는 인류의 오래된 화두인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 초기불교와 대승불교를 비롯해 동·서양철학, 현대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동서고금의 다양한 사상과 성현들의 주장을 검토·정리해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책은 △초기불교-본성, 그 상상 너
현재 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장 소임을 밭고 있는 등현 스님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체험하고 종교에 빠져들었다. 유가·도가·기독교의 가르침을 섭렵하다가 결국 출가를 결심한다. 스님은 출가 후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많은 의문들과 씨름했다.특히 스님은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사이에 벌어지는 논쟁의 진실을 파헤치고 싶었다. 그래서 스리랑카로 떠난 후 남방계를 받고 7년 동안 빠알리어 초기 경전을 공부했다. 이어 인도로 가 산스크리트어로 된 힌두 경전을 공부했고, 다시 또 7년 동안 대승 경론을 공부했다.귀국 후 스님은 자신이 공부하고
가야총림 초대 방장과 조계종 초대 종정을 역임한 효봉 스님(1888~1966)의 생애와 사상을 에세이로 풀어 쓴 책이 출간됐다. 책은 저자 이일야가 2020년부터 2년 3개월 동안 월간 〈송광사〉에 연재한 글을 엮어 출간한 것이다.저자는 효봉 스님의 수행처를 시간 순서에 따라 순례하고, 그가 직접 보고 느낀 스님의 사상을 독자들이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그려냈다. 자칫 건조할 수 있는 글의 소재에 생동감 있는 글과 사진으로 현실감을 더했다. 아울러 보조국사 지눌(知訥)의 선사상과 정혜쌍수(定慧雙修), 돈오점수(頓悟漸修), 선교
에리히 프롬(Erich Pinchas Fromm, 1900~1980)은 쇼펜하우어·니체와 함께 근·현대 서양철학자 중 불교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낸 인물이다. 그는 “불교야말로 어떠한 비합리적 신비화, 계시,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철저하게 이성적인 종교”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에리히 프롬의 불교관은 그의 사상 정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정작 에리히 프롬이 불교에 깊은 애정을 가졌고, 명상 수행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박찬국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에리히 프롬의 사상과 불교 사이의 동질성과 차이점에 대해 비
명상이라고 하면 느리고 정적인 것을 떠올리기 쉽다. 그래서 명상은 현실로부터 한 발자국 물어나게 하는 휴식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하지만 책에서 자현 스님이 제시하는 명상은 조금 다르다. 저자인 자현 스님은 현실에서 도피하는 명상이 아닌, 현실을 관통하는 명상이야말로 우리 마음에 자존감과 평정심을 충전시켜 준다고 강조한다. 이 자존감과 평정심을 발판삼아 스트레스와 번 아웃, 고독과 우울, 불안과 허무감을 극복할 수 있으며 창의력과 너그러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자현 스님이 권하는 명상 방법은 간단하다. 어려운 자세를 취하
〈자비의 씨앗 열두 알〉은 불교의 자비사상을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동화로 엮은 책이다.자비사상은 불교의 중심 사상이지만 굳이 종교적인 가르침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마치 기독교의 ‘사랑’이 그렇듯, ‘자비’는 인간의 보편적인 도덕이자 윤리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자비사상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그려냈다.책에 실린 △날아라 참매 △봄 들판에서 생긴 일 △방생하던 날 △노보살과 고양이 △사람과도 이제 친구래요 △할머니의 신경통 △내 친구 복실이 △소매치
흔히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쓴 기록’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근대사 역시 우리민족의 시선이 아니라 열강, 특히 일본의 시각으로 기록됐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한국 근대사의 시작을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조선이 개방하고, 서양문물이 들어오던 시기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승자의 입장’인 일본의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을 중심으로 한국의 근대사를 새롭게 조명한 책이 출간됐다.저자는 한국 근대사의 시작점을 서구의 근대 태동 시기와 동일한 17세기로 바라봤다. 17세기 조선은 봉건제 질서가 서서히 무너지고 토지거래
〈觀照〉관조스님 문도회 엮음/불광출판사/15만원관조(觀照, 1943~2006) 스님은 수행자이자, 사진가로 잘 알려져 있다. 법명은 성국(性國)인데, 은사 지효 스님에게 이 법호를 받았다. 출가승이 수행은 하지 않고 사진기를 들고 다닌다고 손가락질하던 1970년대, 스님은 온갖 모욕을 견뎌내며 사진으로 법(法)을 구했다. 이런 스님이 있었기에 자칫 잊힐 뻔했던 불가(佛家)의 50년 전 모습이 지금까지 온전히 전해질 수 있었다. 관조 스님이 30년간 찍은 사진은 20만 점이 넘었고, 생전에 주제별로 묶어 출간한 사진집만 해도 20권이
“선시의 禪意 전하는뗏목 같은 역할 하고 파”선화 김양수·선시 번역 석지현/민족사/26,800원“선시(禪詩)는 깨달은 후의 오도송이나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적 사유를 담고 있는데,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제가 (선시를 떠올리며) 작업을 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자칫 그림에 속기(俗氣)가 묻어나 천박해지면 선승의 깨달음 세계를 격하시킬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선시를 쓴 고승과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뗏목과 같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불자는 물론 일반 독자들이 선시와 가까워지는데 제 선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
조계종이 승려복지법 제정 및 제도 시행 10년을 기념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의 관련 자료를 집대성한 백서를 발간했다.조계종 승려복지회(회장 삼혜 스님)는 9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종의 승려복지법 제정 및 제도 시행 10년을 맞아 그간의 경과와 공과를 정리하고 향후 승려복지 로드맵을 구성해 승려복지제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세우고자 〈승려복지백서 2010~2021〉를 출간했다.”고 밝혔다.책은 △승려복지법 제정 관련 활동 △현행 승려복지제도의 내용 △승려복지회 10년의 활동과 성과 △향후 과제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아
조계종 교육원이 행자 수계교육의 계승·발전을 위해 1991년 제1기 행자교육원 개원부터 2021년 사미·사미니계 수계교육까지 30년간의 역사를 집대성한 책을 발간했다.조계종 교육원(원장 직무대행 서봉 스님)은 9월 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행자수계교육 30년사〉 발간 기자간담회를 개최, 출간 의의를 설명했다.조계종은 1981년 출가수행자가 한 사찰에서 한 명의 계사에게 계를 받도록 하는 ‘단일계단’을 설립해 수계제도의 기틀을 마련한 뒤, 1991년 출자가의 기초교육을 위한 행자교육원을 설치했다. 1995년
구도자의 길을 걷다 보면 여러 문제에 맞닥뜨린다. 이를 극복해야 비로소 자신이 갈구하는 ‘참 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모든 문제를 극복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선각자나 스승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된다.선(禪)공부 모임을 이끌며 구도자를 위한 안내서를 꾸준하게 저술하고 있는 저자가 여덟 번째 안내서를 출간했다.저자는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명상하는 법, 힘들고 괴로운 세상사에 휩쓸리지 않는 법, 생각과 개념에서 벗어나는 법, 견성 체험 후 빠지기 쉬운 실수와 오류, 깨달음 뒤의 설거지 등에 관한 글로 구도의 길을 끝까
유식(唯識)사상은 대승불교의 학문적 큰 줄기로, 고대 인도 수행자들이 마음을 자세히 관찰한 내용이 유식학의 근간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식사상에는 마음이 작용하는 모습과 작용의 원리를 세밀하게 표현한 개념이 많다. 하지만 개념의 의미가 방대하고, 개념들의 관계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유식학의 주요 개념을 도표와 그림으로 쉽게 설명한 이 책은 유식학을 처음 접한 사람, 입문하지는 오래 됐어도 본격적으로 공부하지 않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개론서다. 책은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이 만든 세상 △마음과 마음의 작용 △수행의 길 △
〈금강경(金剛經)〉은 지혜의 정체(正諦)를 금강의 견실함에 비유해 해설한 불경으로, 육조혜능(慧能, 638~713) 선사 이후 선종의 소의경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예부터 〈금강경〉과 관련된 수많은 해설서가 출간됐지만, 원전(原典)을 쉽게 풀이한 책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접점을 연구해온 이중표 명예교수가 〈니까야〉를 바탕으로 〈금강경〉의 원전을 해석한 책을 출간했다.책에서는 〈금강경〉이 설하는 언어 세계와 보살의 길을 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금강경〉의 산스크리트어·팔리어·한문 원전을
부처님이 중생의 각기 다른 근기에 맞춰 내린 8만 4,000여 가지의 법문은 ‘경전’으로 집대성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불자들은 경전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올바르게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경전을 읽다보면 이 가르침을 나의 삶과 어떻게 연결하고 해석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때가 많다.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현대사회의 문제에 대해 초기 경전 속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재해석해 설명한 책을 출간했다.책은 마성 스님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불교계신문에 연재한 ‘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