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3,000의 신을 섬기는 나라, 네팔은 인류 최고의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난 나라다. 이곳이 해외 여행지 버킷리스트 1호였던 필자는 2001년 9월 이근후 박사(이화여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이끄는 해외 의료봉사팀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네팔 땅을 밟게 되었다.설레는 마음으로 네팔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9·11테러’가 발생해 네팔 방문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의료봉사를 미룰 수 없다는 이근후 박사의 의지가 네팔행을 성사시켰다.9월 19일 카트만두에 도착해 의료봉사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부처님이 태어
기근 속 신품종 개발가뭄 때 측우기 발명세종 치세는 애민의 산물세계 곳곳에서 기후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직접적 원인은 인류가 쏟아내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다. 서둘러 기후 위기 타개책과 후손들에게 안전한 지구를 물려줄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이상 기후는 과거에도 있었다. 현군(賢君)이 있을 땐 슬기로운 대안을 찾아냈고, 그렇지 않을 땐 백성들이 곤란을 겪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 현군, 세종대왕은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했을까?누런 비의 비밀을 찾아서조선의 네 번째 왕 세종(世宗, 재위 1418~1450)이 눈병 치료
산사에 오르는 길가에는 키 큰 나무가 많다. 곧고 높게 하늘로 향한 나무 사이로 난 숲길을 걷다 보면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겸손한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산사의 숲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자연 속에 존재하는 수행처이자 마음을 경건하게 가다듬게 하는 수행의 길이다.사찰 입구의 키 큰 나무 중에는 침엽수가 많다. 침엽수가 군락을 이룬 숲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무 중 하나가 전나무다. 특히 사찰 어귀나 일주문 양옆에 크게 자란 침엽수 두 그루가 있다면 대부분 전나무다. 전나무 두 그루는 일주문이 없으
전미경 2022년 作생명의 노래 4 _ 45x32cm _ 종이에 자연물 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이 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954)의 이야기를 다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영국 공습이 연일 이어졌고, 독일 잠수함에 의한 영국 함대의 격침이 거듭되자 영국 국민은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퍼즐 풀기를 좋아하던 앨런 튜링은 독일의 군사작전 암호인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한 정보기관 MI6의 기밀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계속되는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그는 마침내 에니그마 해독에 성공해 전쟁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끈다는 게 기둥 줄거리이다
전미경 2022년 作생명의 노래 3_ 45x32cm_종이에 자연물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이 있다.
백지금니범망보살계경(白紙金泥梵網菩薩戒經, 보물1714호)1364년(고려 공민왕 13) 닥으로 만든 흰 종이에 계선(界線)을 긋고 금니로 사경했다. 하권에는 열 가지 무거운 죄와 마흔여덟 가지 가벼운 죄가 담겼다. 권말의 사성기(寫成記)에 따르면 1364년 5월 지암(芝岩)이 금니로 글씨를 쓰고, 무외(無外)가 변상도를 그렸다. 조성에 참여한 화주는 계원(戒元)이고, 시주는 강양군 부인 이 씨였다. 이 씨는 죽은 남편 이자유(李子猷)와 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시주했다. 이 사경본은 과거 일본으로 유출되었다가 돌아온 귀환문화재라는 점에
병든 수행자 위해허벅지 살 잘라 공양 숲피야(Suppiya)는 바라나시(Baranasi)의 부유한 집안에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나이가 차서 부유한 집의 장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 무렵 부처님께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바라나시를 방문해 이시파타나(Isipatana)의 미가다바나(Migadavana)에 있는 사원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숲피야는 부처님의 명성을 듣고 부처님을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첫 방문인데도 불구하고 숲피야는 부처님의 법문을 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직후, 그녀는 예류
우둔하고 어리석지만“모두가 작은 허물마저부끄럽게 여기길” 서원큰 귀에 인상적인 눈, 전체적인 모습은 말을 빼닮은 듯 하지만 몸매는 말처럼 미끈하게 균형 잡히지 못했고, 권력자의 준마보다는 가난한 민중의 짐꾼 노릇에 더 어울리는 나는 나귀입니다. 지금도 모로코나 중국 운남 근처를 가면 여전히 무거운 짐을 양쪽으로 나눠 싣고 힘겹게 가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는 길에 더 큰 동물을 부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평생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나를 사람들은 아주 친근하게 여기고 있지요.그런데 그토록 친근
영적 수행과 심리학의조화 위해 평생 바친자아초월심리학 개척자 한 청년의 명상 수행불교 명상에 심취한 한 청년이 유명한 명상 지도자를 찾아가 그의 수행처에서 머물면서 지도받기를 청했다. 지도자는 청년의 진지한 마음을 알아보고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수행하도록 허락했다. 청년은 그를 영적 스승으로 모시는 수행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정진하는 마음을 흩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청년은 의구심이 들었다. 그가 존경하는 지도자가 보여주는 파괴적인 행동 때문이었다. 무엇인가가 지도자의 온전함을 방해하고 있는 듯했다. 그는
민중 희로애락 담긴 ‘땅설법’흥미 넘어 불법으로 귀일 세상에 드러난 ‘땅설법’의 실체4년 전, 불교계에 조용하지만 적지 않은 파문이 일었다. 몇 세대 전에나 존재했을 법한 한국의 속강 ‘땅설법’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땅설법은 그간 의례를 마무리하는 설법 정도로 여겨왔으나, 그 실체를 온전히 담은 의식이 강원도의 작은 사찰에서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던 것이다. 땅설법의 주체는 삼척 안정사(安政寺)의 다여(茶如)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이끌어온 불교공동체였다.땅설법은 속강(俗講)과 같은 의미를 지닌 말로, 중생의 눈높이와 함
차별성의 경계 벗어난 진여웅변으로 보여주는 침묵∷ 무대_ 인도 바이샬리 성, 유마거사의 방∷ 주요 등장인물_ 유마거사, 문수사리보살, 법자재보살, 덕수보살 등∷ 함께 한 대중_ 많은 보살대중과 성문대중∷ 주요 전개 과정문수사리보살이 “보살이 어떻게 하면 ‘둘이 아닌 진리(不二法門)’에 깨달아 들어가는 것인가?”에 대해 여러 보살의 생각을 말해달라고 요청한다. 법자재보살·덕수보살·불순보살 등의 여러 보살이 그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보살들은 ‘나’와 ‘내 것’, ‘취함이 있음’과 ‘취함이 없음’, ‘더러움’과 ‘깨끗함’, ‘선(善)’
운남 소수민족 이주하며 전래연이은 전쟁에 차 생산 타격90년대 이후 회복, 절반 수출 히말라야에서 굽이쳐 내려온 험준한 산세는 라오스를 지나며 남쪽으로 갈라져 베트남의 등뼈인 쯔엉선(Truongson, 長山)산맥을 이룬다. 이 산맥은 오늘날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베트남의 국경을 형성하고 있다.중국 운남성에서 발원한 홍강(紅江)은 천길 계곡을 깎아내린 붉은 흙을 품고 흘러와 하구에 거대한 삼각주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강원도 면적만큼 넓은 홍강 삼각주 안쪽은 천혜의 옥토였다. 아열대의 기후와 풍부한 강수량, 비옥한 토지는 부지런한 농부
엄마 또는 아빠가 다닌 유치원을 자녀가 다니는 경우는 흔한 사례일까? 유치원의 역사가 오래되었더라도 유치원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전국에 종립 유치원 16곳을 운영 중인 천태종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빈번하다. 원아들이 바른 마음·바른말·바른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인교육(全人敎育)을 실시하고 있는 천태 유치원의 인기가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세 가족을 만나 추억담을 들어봤다.부산 광명사 _ 광명유치원∷엄마 김성주·딸 김서율
잡초날씨가 궂은 날이 아니면 짬이 날 때마다 잡초를 뽑는다. 잡초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고 자란다. 여름에는 잡초가 매우 버겁다. 다루기가 어렵다. 그나마 늦가을부터는 그 기세가 꺾이니 이런 겨울날에 시간이 날 때마다 잡초를 뽑는다. 그냥 두어도 시들 것을 무엇 하러 굳이 뽑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잡초를 이기기에는 이 겨울의 시간만 한 때가 없다. 겨울에 그 뿌리를 뽑아 봄에 잡초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일어나는 것을 조금은 막고자 하는 것이다.봄에서 가을까지 자란 잡초의 뿌리는 한껏 깊어져 뿌리의 그 근거를 떼어내기가
대한불교조계종 초대 종정(宗正)을 지낸 한암(漢巖) 대종사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스님은 구한말인 1876년 강원도 화천에서 온양(溫陽) 방씨(方氏) 기순(箕淳)과 선산(善山) 길씨(吉氏)의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속명은 중원(重遠)이다.22세 때인 1897년, 금강산 장안사에서 행름선사(行凜禪師)를 은사로 출가했다. 1899년, 금강산 신계사에서 보조국사(普照國師)의 〈수심결(修心訣)〉을 읽다가 크게 발심했고, 김천 청암사 수도암에서 만난 경허(鏡虛)화상의 〈금강경(金剛經)〉 법문을 듣고 첫 깨달음을 얻었다. 합천 해인사
사랑이 그대에게 손짓하거든 따라가셔요.그 길이 비록 험하고 괴로울지라도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품을 때는 안기셔요.날개 속에 숨겨진 칼이 그대를 상하게 하더라도사랑이 그대에게 말할 때는 믿어 주셔요.비록 그의 음성이 뜰 안을 황폐케 하는 폭풍처럼그대의 꿈을 휩쓸어 버릴지라도.사랑은 그대에게 면류관을 씌우듯이그대를 십자가에 못박을 터이니까요사랑은 곡식단을 묶듯이 당신을 그 안으로 모읍니다.사랑은 그대가 알몸이 되게 도리깨질을 합니다사랑은 그대의 껍질을 벗기고 자유롭도록 채찍질을 합니다사랑은 반드시 이 모든 일을그대의 마음이 신비를 깨닫도
요즘 한국 사회는 갈등과 분노가 심각한 수준이다.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진영 갈등뿐만 아니라 남녀 갈등, 세대 갈등, 노사 갈등, 빈부 갈등 그리고 가정에서는 부부 갈등과 부모-자녀 갈등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렇게 마음속에 분노의 폭탄을 지닌 사람을 잘못 건드리면 쉽게 폭발하곤 한다. 매번 뉴스에서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채 폭력을 휘두른 사건을 보도하는데, 이때 ‘분노조절장애’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사회학자들은 우리 사회를 ‘분노사회’ 또는 ‘울분사회’라고 진단한다. 실제 심리상담소에도 분노조절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담자들
라자가하(Rājagaha)의 상인들은 창녀 암바팔리(Ambapālī) 덕분에 베살리(Vesālī)시가 더욱 빛나고 화려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라자가하에도 아름다운 유녀가 있어야 한다고 빔비사라(Bimbisāra)왕에게 건의했습니다. 빔비사라왕이 허락하자, 상인들은 아주 예쁜 여인 살라바티(Sālavati)를 공식적인 유녀로 위촉했습니다. 살라바티와 하룻밤 동안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많은 돈을 내야만 했습니다.몇 해가 지나 유녀 살라바티가 아들을 낳았지만 그 아기는 길에 버려졌고, ‘지바카(Jīvaka)’라는 이름을 받았
집을 사랑한 거북사람들은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내 집 뿐이리.”하는 노래를 부르며 집이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장소인 집을 등에 늘 짊어지고 다니는 나는 거북입니다. 등딱지의 무게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무겁지만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사지와 머리를 등딱지 속으로 쏙 집어넣으면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얼마나 편하고 좋은가요? 여차하면 쏙~ 숨어버릴 수 있고, 무척 단단하여 웬만큼 억센 이빨을 가진 동물이 아니면 으스러뜨리지 못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