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은 사찰에 거주하는 대중이 주로 먹는 음식을 말합니다. 사중 스님들이 만들어 먹는 음식은 물론 불자들이 공양 올린 음식도 포함되지요. 그런데 나라마다 기후가 다르고, 환경에 차이가 있다 보니 사찰음식도 제각각입니다. 세계 각국의 사찰음식과 대강의 요리법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수행과 생활을 엿보고자 합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인지 종교인구는 많지 않다. 8,500만의 인구 중 12%가 불교를, 7%가 가톨릭을 신앙한다. 이에 비해 불교가 기원 2~3세기경 전래돼 오랜 세월만큼 전국에 많은
봉제품 실은 오토바이 ‘쌩쌩’‘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외친전태일 열사 현수막 나부껴골목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흔적이 서려있다. 서울 창신동(昌信洞)도 예외가 아니다. 창신동 봉제골목은 낙산 아래 미로처럼 길게 형성돼 있다. 봉제골목 인근에는 노후된 주택들이 늘어서 일명 ‘달동네’로 불리는 쪽방촌이 형성돼 있다.창신동은 수차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현재의 옛 풍경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경사진 지형 △문화재 앙각제도(仰角制度, 문화재 인근 건축물 높이 제한) △높은 주거밀도 등의 난제가 산적했고, 삶
내가 태어나 지금까지 80년 가까이 배운 모든 인간적 감정과 사회적 논리는 어머니라는 이름 안에 어머니라는 삶 안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생과 양보와 인내와 질서와 견딤과 침묵과 겸허와 ‘나’를 바치고 ‘나’를 뛰어 넘는 이성과 막다른 길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그 세계는 ‘어머니’라는 이름 안에 존재할 뿐입니다. 98세의 어느 어머니가 임종을 앞두고 계실 때 딸이 어머니의 귀에 소리쳤다. “엄마!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말해요. 얼른 부를게요.” 그 소리를 알아듣고 어머니가 실낱같은 소리로 말했다. “어어엄~마아~” 그리고 그
분수에 넘치게 〈유마경(維摩經)〉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분수에 넘치는 짓을 왜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나름의 변명은 있습니다. 고승대덕이나 석학들께서 강설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즉 심오하고 근엄한 방식이 아니라 부담 없이 읽으며 〈유마경〉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보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시대에 맞은 새로운 감각으로 〈유마경〉을 읽는 조그만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유마경〉을 풀어갈 예정이기에, 이 경이 어떤 경이고 유마거사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딱딱한 방식으로
모든 중생은 지은 업(業)에 따라 과보(果報)를 받는다. 부처님께서 깨달은 이 자연의 법칙에는 예외가 없다. 거기에는 부처님도 포함된다. 본 기획은 부처님께서 자신의 과보로 인해 겪은 수난 이야기다. 첫 순서는 부처님께서 순다리(Sundarī, 孫陀利)의 비방을 받은 내용이다. 순다리의 음해와 죽음부처님께서는 사바티의 제타바나(Jetavana) 사원에 머물고 계셨다. 부처님은 많은 대중으로부터 존경을 받았기에 음식이나 옷 등 많은 공양물을 받고 있었다. 부처님의 제자들도 대중으로부터 존경받아 많은 공양물을 받
스님의 이름을 처음 안 것은 1968년이다. 그해 나는 〈시조문학〉에 초회 추천을 받았는데, 스님은 3회 천료(薦了)하셨다. 그래서 잡지를 통해 이름을 접한 것이다. 나는 20대, 스님은 30대였다.11년 뒤, 나는 전봉건 선생의 청으로 〈현대시학〉에 시조 월평을 쓰고 있었다. 1979년 5월호에 조오현 시인의 첫 시조집 〈심우도(尋牛圖)〉를 다루었다. 때마침 나온 승려 시인 윤선효의 〈임진강〉과 함께 ‘승려의 시조’란 제목으로 두 시조집을 비교 분석했던 것이다.스님을 직접 뵙게 된 것은 다시 11년이 흐른 뒤다. KBS 파리특파원
고려의 수도 개성(開城)은 생각보다 가깝다. 서울에서 약 80km 거리인데, 자동차로 가면 불과 40분이 소요된다.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하면 바로 개성이다. 고려시대에는 ‘개경(開京)’으로 불렸는데, 건국 이듬해인 919년부터 약 470년 간 고려 왕조(918~1392)의 도읍으로 자리매김했다.개성은 상업이 매우 발달한 도시였다. 개성 인근을 흐르는 예성강 하류에는 벽란도(碧瀾渡)라는 무역항이 존재했다. 벽란도는 고려와 무역을 하기 위해 이슬람 상인까지 방문했을 정도로 번창한 국제무역항이었다.우리나라가
구글 초창기 멤버이자 엔지니어인 차드 멩 탄(Chade Meng Tan)은 어느 날 명상이 가진 놀라운 효과에 매료됐다. 그는 구글의 지원을 받아 신경과학자·심리학자·선승(禪僧)의 도움을 받아 명상을 기반으로 하는 감성지능 강화프로그램 ‘내면 검색(Shearch Inside Yourself)’을 만들었다. 차드 멩 탄은 구글 직원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효과를 확인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저술했다. 이 프로그램과 책은 전 세계에 ‘명상 열풍’을 불러일으켰는데, 국내 명상 애플리케이션(Ap
“인구가 팔만 정도인데도 인구 밀도가 매우 조밀한 이 작고 이상한 곳. 바닷가를 따라 마을이 긴 모양으로 늘어서 있어 언제 어디서고 조금만 방향을 틀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 어느 맑은 날, 시내를 따라 걷다보면 저 멀리 울산바위가 어떤 거룩한 속삭임처럼 드러나는 곳. 바다와 이어지는 곳에 바다였던 옛 시간의 흔적이 무려 두 곳이나 호수로 남아 있는 곳. 걸어서 어디든 다다를 수 있고, 그곳으로부터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곳. 근래에 스타벅스와 맥도날드가 생긴 곳. 사람들의 말투는 다소 거칠지만 대체로 친절한 곳.”
해가 서산 위에 걸리고, 산그늘이 내렸을 때 인민군이 한재고개를 넘어 마을로 들어왔다. ‘욈소리쟁이’가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높은 목청으로 외쳤다. “인민위원회 회의가 있으니,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거무스레한 그늘이 드리워진 사장 마당에 마을사람들이 모였다. 아버지는 흰 바지와 맨 저고리 차림으로 마을사람 속에 고개를 떨어뜨리고 앉아있었다. 아버지와 더불어 반동자로 지목된 남자들도 보였다. 여섯 마지기 이상 농사를 짓는 사람, 이장이나 어협조합 총대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 사람은
길고 긴 밤이 지나면 우리가 가장 먼저 눈을 뜹니다. 이른 새벽이면 우리는 부지런히 소리를 내는데 사람들은 이런 우리의 소리를 ‘지저귐’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지저귐을 들으면 누구나 정신이 번쩍 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데 거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의 지저귐에는 중생의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아난존자와 두 앵무새의 성불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실 때 남에게 베풀기로는 으뜸인 급고독장자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스님들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급고독장자 집으로 갔고, 장자는 즐겁게 보시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19세기 초 영국식민지 시절에 조성다르질링(Darjeeling)은 인도 북동부 서벵골 주에 위치한 도시로 네팔에서 남쪽으로 뻗은 히말라야 산맥 줄기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2,123m에 위치한 이 도시는 세계 3대 명차(名茶) 산지로 유명하다. 면적은 서울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3,149 k㎡ 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다. ‘다르질링’이란 도시명은 힌두교 신화에 등장하는 비를 주관하는 신 인드라(Indra)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홀(笏) ‘도르제 링(Doreje Ling, 천둥번개가 머무는 곳)’에서 유래된 티베트어다. 다르질링은
매일아침 예불 올린 참 불자‘한국 상법학의 태두’로 불려무애(無碍) 서돈각(徐燉珏) 박사는 필자의 은사님이다. 제자로 은사님을 추모하는 글을 쓸 기회가 생겨 영광인 동시에 감개무량하다. 무애 선생은 1920년 11월 3일 태어났으니 11월로 꼭 탄신 100주년이 된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세상이 난리를 쳐서 탄신 100주년 기념행사를 하기가 어렵게 되어 무척 안타깝다.필자는 누구보다도 무애 선생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제자로서 합당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 같아 항상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부처님의 위대한 사상을 사해(四
가족구성원의 취향을 반영하고 주변 마을과 잘 어우러지는 단독주택을 짓는 과정은 분명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런 집에는 한 가족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고스란히 깃들어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제주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는 이창규(37) 씨를 만났다. 현재 건축사사무소 ‘에이루트(a root architecture)’의 공동대표인 그는 제주에서 지역 건축과 이웃의 삶을 섬세하게 기록하며 살아가고 있다.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는 감귤 꽃향기를 머금은 나지막한 돌담집이 있다. 소박한 민가 형태의 이 집은 가장 제주다운 공간을 누릴 수 있도
100년 전 영국 식민지 시절 개발고품질 차 연간 5,000톤 생산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적도 부근에 자리하고 있어 연평균 기온이 32~34도를 웃돌지만, 중북부 정글 속 해발 1,500m의 고원지대는 연평균 기온이 15~20도에 불과할 정도로 선선하다.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은 이 비옥한 땅에 차나무를 심었는데, 바로 카메론 하일랜드(Cameron Highlands)다.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홍차의 산지, 카메론 하일랜드 차밭을 소개한다.
우리 집 부엌 안에는 창고를 겸한 골방이 있었다. 신혼의 아버지가 쓰던 방이고, 큰 누님이 태어난 곳이다. 그곳에는 씨앗 자루들, 포개진 곡식 가마니, 쪽파 씨, 마늘씨, 그리고 참깨·들깨 등의 양념재료가 쌓여 있었다. 드나드는 출입문과 뒤란 쪽의 손수건만한 창문은 쥐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양철로 붙여놓았으므로 한낮에 들어가도 어두컴컴했다. 골방어느 날 오후에 어머니 몰래 쪽파 씨를 훔쳐 화롯불에 구워 먹으려고 들어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곡식 가마니 옆에 누워 있는 누군가의 두 눈이 뒤란 쪽 창문 틈으로 날아든 불
세상을 요란스레 적시던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던 7월 말, 유튜버 ‘별빛사리’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성산동에 위치한 녹음실로 향했다. 건물 계단을 내려가자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르는 찬불가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문을 여니 전자피아노·마이크 등 녹음장비가 빼곡하게 놓인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멤버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별빛사리’ 세 청년이 꿈을 키워가는 작은 공간이다.불심으로 뭉친 세 청년‘별빛사리’는 대중의 마음에 불심을 저격하겠다며 뭉친 청년불자 송우주(35, 본명 박정환)·송승현(32)·서정민(32) 씨로 구성돼 있다. 별빛사리는
인도는 붓다의 고향이다. 그래서 인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성지가 있다. 바로 198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치 불교기념물군(Buddhist Monuments at Sanchi)’이다. 공식 명칭은 ‘불교기념물’이지만 의미상 ‘불교유적군’으로 표기한다. 인도 보팔(Bhopal)에서 4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치(Sanchi)는 넓은 평야를 굽어보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12세기까지 인도 불교문화의 중심지였던 산치에는 사원·왕궁·수도원·돌기둥 등 불교유적군이 있는데, B.C. 3세기부터 A.D. 1세기까
불연(不然) 이기영(李箕永, 1922~1996) 박사는 황해도 봉산군 만천면이 고향이다. 대지주의 2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1941년 경성제대(현 서울대) 법문학부 사학과에 입학했고, 1943년 일제의 학병징용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45년 포로가 되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 감금되었다가 해방과 동시에 석방됐는데, 집안에서는 전사한 것으로 간주해 제사까지 지냈던 터였다. 귀국 후 공산당 치하에서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결국 1950년 한국전쟁 와중에 가족과 함께 남하했다. 전쟁 당시 자리를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인사가 아무래도 좀 생뚱맞지요?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독자 여러분께 안부를 여쭈며 글을 시작해야 합니다. 본래 우리말에서 ‘안녕하십니까?’라는 물음은 일종의 입버릇처럼 으레 건네는 인사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닙니다. 상대방과 자신의 ‘안녕’을 절실하게 걱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시절을 건너고 있기 때문입니다.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일명 코로나19의 기세가 한동안 수그러드는가 싶더니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습니다. 그 사